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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모의고사 문제집 복사해서 공부"…수능 연기가 만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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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복사라도 해서 수능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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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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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복도에서 공부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수능 모의고사 문제집 빌려줘. 복사라도 해서 공부해야지"

경북 포항 지진여파로 2018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오전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

배정된 고사장으로 가지못한 학생들은 대신 학교를 찾았다. 공부할 책이 없는 학생들은 발을 동동구르며 대책을 찾기 위해 분주했다.

학교 측은 교무실과 인쇄실에 있는 복사기와 교사 컴퓨터를 수험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이 있어야 할 교무실과 인쇄실은 수험생들로 북적였다.

교사의 책상에는 수험생이 대신 앉아 컴퓨터를 이용, 수능 모의고사 문제집을 열심히 들여다 보기도 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작은 종이에 메모를 하는가 하면 옆 친구의 도움을 받아가며 한 문제라도 풀기 위해 시선을 떼지 않았다.

교무실에 놓여있는 5대의 복사기도 쉴 새가 없었다. 친구의 문제집을 빌려 한 장 한 장 복사를 하면서도 한 문제라도 더 보기 위해 열중했다.

공부할 문제집을 확보한 수험생들은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책상이 시험장에 맞게 배치 돼 있었지만 그동안 앉았던 책상을 찾아 평소처럼 볼펜을 꺼내 문제집을 들여다봤다.

일부 수험생은 졸음을 이겨내기 위해 복도에 서서 공부하며 일주일 연기된 수능을 대비했다.

교사들은 당황해하는 수험생의 어깨를 두드리며 "공부할 시간을 일주일 더 벌었다 생각하고 그동안 틀렸던 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라"고 다독였다.

반면 고3 교실을 제외한 1·2학년이 사용하던 교실은 수험장 모습 그대로 였다.

칠판에는 '수능 주의사항'만 붙어있었다.

수험생 김민호(18)군은 "친구가 모의고사 문제집을 빌려줘 복사 했다"며 "풀지 못한 문제가 있어 걱정했는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생겨 차분하게 마무리 공부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환호 교감(56)은 "수능이 갑자기 연기돼 어젯밤에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며 "학부모들의 문의가 있어 학교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에 등교해 울음을 터트리는 수험생도 있었다"며 "교사들도 학생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질책 보다는 격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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