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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현장]수능 일주일 연기…멋쩍은 웃음 지으며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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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쩍은 웃음 지으며 학원 들어서는 수험생들
"담담하게 일주일 준비할 것"
학원가도 대응 분주…수능해설·입시설명회·논술강좌 연기하고 질의응답 위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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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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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정준영 기자]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종로학원. 전날 '수능 대박'을 외쳤던 수험생들과 학원 직원들이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인사를 나눴다. 잔뜩 준비했던 수능이 일주일 미뤄진 데 대해 일부 학생들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대체로 차분했다. 정포근(19)군은 "수능이 연기됐지만 덤덤하다. 수험서를 일부 버리기는 했지만 중요한 책은 남겨놔서 공부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원 복도와 교실은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버려둔 교재와 프린트로 어지러웠다. 일부 수험생들은 복도 등에 나와 서성거리거나 서로 모여 대화를 나누며 일주일 연장된 불안감을 털어내려는 모습이었다. 수험생 안수인(19)양은 "재수하는 입장에서 수능 연기 소식을 듣고 오늘 아침까지도 막막했는데 학원에 오면서 마음을 정리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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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한 카페에서 수험생 두 명이 자습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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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또 다른 대표적인 학원 밀집지역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도 이날 오전부터 속속 수험생들이 도착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학원보다 편안한 분위기인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수능 연기에 대한 심경을 나누거나 수능 기출문제 등을 분석하는 등 차분히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재수생 한모(19)양은 "일주일 연기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할 수 있을 만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파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좋은 성적이 더욱 절실할 재수생 이상 'N수생'들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대치동에서 만난 수험생 이재일(20)씨는 "세월호 참사로 동갑내기 친구들이 안타까운 일을 겪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이번 수능이 세 번째라 정말 절실하긴 하지만, 수험생들이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일정 연기는 잘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더 철저히 준비해 시험을 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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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교재를 찾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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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도 수능연기에 따른 대응에 나섰다. 16일 수능을 전제로 잡아놓은 가채점 해설과 입시설명회, 논술 강좌 등 일정을 연기하고 변경될 대입 일정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단기 특강보다는 학생들의 컨디션 조절과 불안감 해소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김대식 노량진 종로학원 실장은 "별도로 특강을 마련할 계획은 없다"면서 "일주일간 학생들이 자습할 수 있도록 학원을 개방하고 강사들은 질문을 받아주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치동의 한 수학전문학원 또한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되짚어주는 식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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