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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한·중 해빙 무드' 유통업계 '왕홍 마케팅'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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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유통업계가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왕홍(網紅) 마케팅’에 재시동을 걸었다.

왕홍은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인사를 말한다. 온라인과 모바일 사용이 익숙한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왕홍이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글로벌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 그룹의 윌리엄 로더(William Lauder) 회장은 “왕홍마케팅이 TV 광고 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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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유통업계가 ‘왕홍마케팅’을 재개했다. 중국의 왕홍 2명이 신라면세점을 돌아보고 있다. /신라면세점 제공



사드 갈등 이전 국내 유통업계는 왕홍 모시기에 앞다퉈 나섰다. 왕홍을 대거 초청해 투어를 진행하는 등 각양각색의 왕홍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사드 갈등으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하면서 왕홍 마케팅은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최근 한·중 관계가 회복기에 들어서자 유통업계는 중국 마케팅에 재시동을 걸며 연말연시 중국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지난 14일 왕홍을 초청해 서울 명동 본점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장식을 웨이보를 통해 생중계하는 행사를 가졌다. 화려함과 웅장함을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로 통한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최근 중국인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유통·관광업계 전반에서 유커 맞이 준비가 한창”이라며 “연말·연시 중국인 쇼핑 특수 기간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008770)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도 이날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왕홍 마케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사단법인 한국중국어관광통역사협의회와 함께 중국 현지 왕홍들을 초청해 신라면세점 홍보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은 SNS팔로워 수가 합쳐서 150만명이 넘는 왕홍 두 명이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해 쇼핑하는 내용이다. 신라면세점의 택시비 지원 프로모션을 비롯한 각종 이벤트와 신라면세점 옥상정원 등 고객 서비스 시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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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애경뷰티데이에 참여한 중국의 왕홍이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다. /애경 제공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왕홍 마케팅’을 다시 활발히 진행하기로 했다”며 “파급력이 높은 왕홍을 활용해 신라면세점 홍보뿐 아니라 한국관광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애경은 지난달 25일 왕홍들을 초청해 ‘애경뷰티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K-뷰티에 관심이 많은 왕홍 42명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유명 메이크업아티스트와 함께하는 K-뷰티 체험 콘셉트로 진행됐다. 왕홍들은 행사 현장을 메이파이, 이즈보, 타오바오 등을 통해 중국 현지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스타인 왕홍은 중국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트렌드를 주도한다”면서 “유통업체들이 왕홍마케팅을 재개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대한 기대가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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