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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미니언즈 참치·메로나 칫솔’…유통가 각양각색 콜라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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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맨과 함께 BMW i8을 타고 악당을 쫓는다.’ 이마트의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가 이달 선보인 가상현실(VR) 체험존 콘텐츠 내용이다.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만든 일렉트로마트 매장과 남성이 선호하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묶어 ‘남심(男心) 잡기’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일렉트로마트 왕십리점과 죽전점은 지난달 무선조정차(RC카) 레이싱 대회를 열어 상위권 점수를 기록한 참가자들에게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BMW 차량을 이용한 트랙 드라이빙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또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 곳곳에는 일렉트로맨 캐릭터를 배치했고, 일렉트로 마트엔 ‘일렉트로카’처럼 꾸민 BMW의 하이브리드카 ‘i8’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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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체험형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지난달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와 협업을 통해 ‘일렉트로맨, Gear up!’을 주제로 공동 이벤트를 벌였다. /이마트 제공



유통업계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콜라보레이션이 패션업계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유통업체가 자동차 회사와 공동 마케팅에 나서고,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거나 팝아티스트의 작품이 새겨진 텀블러를 출시하는 등 콜라보레이션의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특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전혀 다른 두 업종이 만나 협업하는 ‘크로스오버(Crossover) 콜라보레이션’도 눈에 띈다.

유통업계가 콜라보레이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롭고 재밌는 것을 보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습관화된 젊은층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 마케팅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면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제품에 신선함을 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 “키덜트족 잡아라”…유통업계는 지금 캐릭터 콜라보 열풍

가장 보편적인 콜라보레이션 형태는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이다. 일명 ‘키덜트족’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유통업체간 경쟁이 뜨겁다. 키덜트(Kidult)는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어린 시절 즐기던 장난감과 만화 등에 열광하며 이런 제품을 다시 찾는 어른을 일컫는 신조어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활용한 ‘포켓몬 캐릭터 호빵’ 시리즈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1월 포켓몬코리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포켓몬 도시락’, ‘포켓몬 보조 배터리’ 등 포켓몬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핼러윈데이, 빼빼로데이 등 유통 대목 때도 포켓몬은 빠지지 않는다. 지난 핼러윈 때는 핼러윈의 상징인 호박모양의 모자를 쓴 ‘할로윈 피카츄 인형’을 1000개 한정 판매한데 이어 빼빼로데이에는 인기 막대과자 상품에 피카츄 수첩·인형 등을 담았다.

LG생활건강(051900)은 최근 일본 견종인 시바견의 특징을 살린 캐릭터 ‘시로앤마로’와 협업한 구강관리 관련 상품을 내놨다. 치약과 칫솔, 가글액 등 8종으로 구성된 이번 신제품은 ‘이 닦고 잠이나 자라 시바’, ‘치약 짜지마 그냥 눌러써 시바’, ‘눈부시다 시바’ 등 모든 제품명에 '시바'를 붙여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밖에도 LG생활건강은 지난달 배트맨 캐릭터를 디자인에 적용한 ‘보닌X배트맨’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보닌 시리즈는 남성용 선크림, 기초 화장품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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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의 ‘동원 미니언즈 악동 매콤참치’. /동원F&B 제공



장수식품들도 인기 캐릭터를 장착하고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나섰다. 동원F&B는 지난 9월 글로벌 인기 캐릭터 ‘미니언즈’를 ‘동원참치’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한 ‘동원 미니언즈 악동 매콤참치’를 출시했다. 동원참치가 1982년 출시된 이래 처음 나온 디자인 협업 제품으로 한정판이 아닌 정식 제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미니언즈는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 ‘미니언즈’ 시리즈로 유명세를 탄 캐릭터다.

팔도는 1993년 출시한 ‘비락식혜' 디자인을 24년만에 바꿨다. 실물 식혜 이미지를 빼고 핀란드 동화작가 토베 얀손이 1945년 만들어 10~20대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캐릭터 ‘무민’을 디자인에 적용했다. SPC삼립은 지난해 8월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 ‘어피치’ 등을 젤리 ‘제리뽀’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했다. 지난 8월 제리뽀 판매량은 전년동월보다 20% 늘었다.

◆ 예술과 유통의 만남…‘아트콜라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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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와 팝 아티스트 ‘크레이그&칼’이 참여한 협업 한정판 제품. /네스프레소 제공



팝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이달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크레이그 & 칼(Craig Redman & Karl Maier)’과 손잡고 우유거품기, 머그잔 등으로 구성된 ‘스윗 기프트 포 유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놨다. 코카콜라는 베어 아트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팝 아티스트 임지빈과의 협업을 통해 ‘글라소 비타민워터 아트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을 선보였다. 코카콜라는 2015년에 종이 인형 브랜드 ‘모모트’, 2016년에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하는 등 캐릭터 상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유명 팝 아티스트 ‘찰스장’과 협업을 통해 ‘마켓오 리얼 초콜릿 해피하트’를 한정 출시했다. 찰스장은 앞서 가방 브랜드 ‘쌤소나이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 등과 협업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4년 네덜란드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과 ‘러버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대형 러버덕은 잠실 석촌호수에 설치돼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은 ‘러버덕 인형’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해 총 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또 롯데갤러리에서 ‘러버덕 업사이클링 아트 프로젝트’를 열어 흔들의자와 대형 피규어, 에코백 등에도 러버덕 캐릭터를 적용했다.

◆ ‘치토스 치킨’부터 ‘메로나 칫솔’까지…이종간 협업도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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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왼쪽)와 농심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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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빙그레의 ‘메로나’는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빙그레는 지난 8월 생활뷰티기업 애경과 협업해 '2080x빙그레 칫솔'을 출시했다. 메로나의 상징인 초록 아이스크림 칫솔 통 안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막대 모양을 한 칫솔을 담았다. 휠라코리아와도 손잡고 메로나 특유의 색을 입힌 운동화와 슬리퍼도 내놨다. 특히 운동화 ‘코트디럭스 메로나’는 초도물량 6000켤레가 출시 2주만에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빙그레와 휠라코리아는 현재 메로나의 특징을 반영한 캔버스화와 모자, 양말 등을 개발 중이다. 빙그레는 또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와 협업을 통해 티셔츠, 가디건 등을 출시하고 직접 디자인한 ‘메로나 수세미’도 선보였다.

농심은 올해 여름 삼성물산 패션브랜드 ‘에잇세컨즈’와 손잡고 한정판 패션아이템 45종을 선보였다. 농심은 2012년에도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와 협업해 ‘신라면’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신라면UT’를 판매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농심은 46년 전통의 국민스낵 새우깡에도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입힐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우깡이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과자로 지평을 넓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LF의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호흡을 맞추고 지난 7월 ‘죠스바’에 이어 ‘마가렛트’, ‘빠다코코낫’ 의류를 선보였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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