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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전지현 광고 다시 뜨고… 한류가 모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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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 행사가 시작된 11일 오전 1시 30분 LG생활건강 상하이 법인 사무실. 판매 실적이 나오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던 직원 리멍위안씨는 "헌 하오(很好·아주 좋다)"를 외쳤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0시부터 판매를 시작한 LG생활건강 화장품 '숨'의 매출이 1시간 30분 만에 작년 광군제 기록(18억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리씨는 "인기 제품인 '타임 에너지 세트'는 작년의 3배인 1만7000여 세트가 팔렸다"고 말했다. 이날 숨은 작년 광군제보다 112% 늘어난 2600만위안(약 44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다른 LG생활건강 화장품인 '후' 매출도 작년보다 54% 늘어난 8200만위안(약 138억원)에 달했다.

국내 유통업계는 이번 광군제에 중국에서 최대 작년의 두 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중 관계 회복이 외교 관계에 이어 경제 분야까지 확산되는 신호탄"이라며 "한국 소비재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중국 소비자의 반한(反韓) 감정이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사드 보복' 고전하던 국내 업체도 모처럼 '광군제 特需'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인 알리바바 광군제가 하루 판매액 1682억위안(28조307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화장품과 의류 등 국내 업체도 광군제 특수(特需)를 누렸다. 'K-뷰티' 대표 기업이지만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한 아모레퍼시픽은 작년보다 53% 늘어난 3억8700만위안(약 65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니스프리는 광군제 예약 판매로만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헤라의 'UV 미스트 쿠션'은 사전 예약 판매가 1만 개를 넘었고, 인기 상품인 '윤조 에센스'는 스킨 세트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중국 광군제 광고에 전지현 - 광군제 판촉을 위해 한류 스타 전지현씨 사진을 쓴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타오바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11일 알리바바 티몰에서 매출 4억5600만위안(약 767억원)을 올렸다. 이랜드 관계자는 "사전 판매가 작년보다 60%, 총매출은 39%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관장 등 홍삼 제품을 판매하는 KGC인삼공사는 광군제 매출이 15% 성장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밀폐용기 업체인 락앤락의 티몰 매출은 58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한한령이 금지한 '전지현 광고' 재등장

특히 이번 광군제에는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인 한류 스타 전지현씨가 중국 한 생활용품 업체 광고에 모델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여파가 시작하던 작년 광군제 때는 중국 현지에서 한류 스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중국 관영 CCTV는 광군제 당일 국내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의 온라인 물류 센터를 찾아 중국인이 주문한 제품을 분류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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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25개 나라의 판매자와 소비자가 참여한 이번 광군제에서 한국은 국가별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작년엔 일본·미국에 이어 3위였지만, 올해는 호주·독일에 밀렸다. 그러나 알리바바 관계자는 "올해 전체 판매액이 40% 가까이 급증, 판매액 면에선 한국 업체 실적이 작년보다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등 국내 쇼핑몰 매출도 치솟아

광군제 바람을 타고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편 국내 주요 인터넷 쇼핑몰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는 자체 판매 행사인 '십일절'을 진행해 하루 거래액이 64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광군제보다 37%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장진혁 SK플래닛 부문장은 "올해 광군제가 평일에 비해 거래액이 절반인 토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하루 거래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G마켓 '글로벌샵'의 광군제 기간 매출은 작년의 두 배로 뛰었다.

☞광군제(光棍節)

중국에서 11월 11일 열리는 대규모 온라인 할인 행사. 중국 젊은이들은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을 '독신자(光棍)의 날'로 불렀는데, 2009년부터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업체인 알리바바가 "독신자를 위로한다"며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면서, 세계 최대의 쇼핑 축제로 발전했다.



채성진 기자(dudm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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