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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한글날, 10월 9일 아닌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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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 소장 “훈민정음에 기록된 음력 날짜 환산과정서 실수” 주장

한글날은 10월 9일이 아니라 9월 30일?

한글 창제를 기념하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한글날의 날짜 지정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대종 대종언어연구소장은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학자들이 훈민정음에 기록된 음력 날짜를 양력으로 환산하면서 실수가 있었다”며 “최근 행정안전부에 한글날을 9월 30일로 바꿔야 한다는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세종실록에는 훈민정음이 음력으로 1446년 9월 ‘이루어졌다(成)’고 나오지만 날짜는 안 나온다. 1940년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 말미에는 ‘정통 11년(1446년) 9월 상한(正統 十一年 九月 上澣)’이라는 글귀가 있다. 1945년 조선어학회는 이를 바탕으로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했다.

상한은 상순, 즉 1∼10일이라는 뜻이다. 1945년 당시 한글학자들이 적어도 음력으로 1446년 9월 10일에는 해례본이 완성됐다고 보고 이를 양력으로 환산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전까지는 한동안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인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28일을 기념했는데 해례본의 발견으로 19일을 앞당겨 9일로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양력 10월 28일 역시 환산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박 소장은 “1446년 음력 9월 10일은 양력으로 10월 9일이 아니라 9월 30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공하는 음양력 변환 결과 당일은 당시 서양에서 사용한 율리우스력으로 1446년 9월 30일이 맞다. 박 소장은 “1582년 그레고리력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음양력 환산은 율리우스력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당시 음양력 환산을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도,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라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 머릿속에 각인된 10월 9일을 굳이 바꿔야 하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박 소장은 “자신의 생일이 잘못된 걸 뒤늦게 알면 누구나 올바른 생일을 축하하지 않겠는가”라며 “늦었지만 후손 대대로 기념할 한글날의 날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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