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이명박 ‘적폐청산’ 충돌]MB측 “한국 성공비결 알리려 출국”
박지원-민병두 등 정치인 가세 논란
MB측, 檢수사 대비 법적대응 채비… 靑참모 출신 변호인단 구성
12일 오후 6시 현재 이 전 대통령의 출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7만9001명이 찬성했다. 이 청원은 시작 이틀 만에 추천 수가 많은 ‘베스트 추천’ 2위에 올랐다. 여자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원에 이어 두 번째였다.
출국 금지 청원에 이 전 대통령 측은 발끈했다.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출국 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의 성장 비결을 가르쳐 달라는 외국 정부의 정식 초청을 받아 나가는 건데, 출국을 금지시키라는 청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격과 품격을 지키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모도 “대한민국 국민이 50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8만 명은 많은 수도 아니고 열혈 여권 지지자들이라 신경 쓸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정치인까지 청원에 가세한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출국 금지 조치는 수사기관의 고유 권한으로, 이를 청원하는 것은 청와대에 수사 지휘를 해달라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적폐 청산 대상 2호 MB는 구속 대상이다. MB 출국 금지 요청 한 표 서명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트위터에 “이명박 바레인행 비행기 탑승 전에 20만 명 돌파하자”며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은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법률적인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선임 단계는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당시 청와대 참모 가운데 이종찬 권재진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수석은 “(현재 상황은) 정치 문제이지 법률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법무비서관을 지낸 법무법인 바른 강훈 변호사도 “변호사 선임은 너무 나간 얘기다. 2주 전 청와대 전직 참모 중 변호사들이 모여 (수사가 진행되면 변호인단에) 참여할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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