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신산업-벤처가 ‘수출 효자’
지난해 7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수출 효자’다. 올해 1∼9월 기준 내수 판매(5554대)보다 수출 물량(6488대)이 더 많다. 아이오닉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기아차는 올해 1∼8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1만5000대를 판매하며 세계 6위 자리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위에서 훌쩍 뛰어오른 기록이다. 올해 1∼8월 한국 ‘전기차’ 품목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116.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선박, 석유화학, 석유제품이 수출 증가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 전기차, 항공·우주 등 8대 신산업 분야와 벤처기업의 수출액 증가도 성과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은 수출액 기준으로도 2014년 이후 3년 만에 세계 6위를 회복할 예정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수출(상품)의 특징과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3.33%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였던 2015년 3.19%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8월 기준 국가별 수출액 순위에서도 한국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홍콩과 프랑스를 추월하면서 6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물량 증가율도 가팔랐다. 1∼9월 한국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물량 증가율은 6.2%로 세계 수출 상위 10대 국가 중 홍콩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성과의 배경에는 신산업 및 벤처기업의 수출액 증가가 ‘효자’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항공·우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차세대 반도체, 첨단 신소재,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축전지 등 8대 신산업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해당 품목들의 1∼8월 수출은 27.5%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 비중은 2014년 8.4%에서 11.6%로 높아졌다.
지난해 180억 달러를 기록했던 벤처기업 수출액도 올해 200억 달러를 상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화장품, 광학렌즈, 의료용 기기 등 기술 기반 제품들이 수출 호조를 견인해 1∼9월 벤처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다.
이처럼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9월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78.5%로 2012년(93.9%)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져 국내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가 6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수출 호조를 이끈 반도체, 석유화학, 의료기기 등 분야에서는 고용 증가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세계 경기 회복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의 호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수출 확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무역흑자 등을 통한 내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며 “수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수출 품목의 고부가가치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저변 확대, 서비스 산업의 수출산업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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