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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삼성ㆍLG "혁신 외면 자국 기업 두둔하면 결국 소비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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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세탁기로 인한 피해구제 공청회

삼성ㆍLG 공장 들어서는 주지사 등 참석

ITC, 다음달 21일 구제조치 방법 등 결정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무역장벽인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우리 정부와 업계, 미국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로 반발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사무소에서 마련한 공청회에서다. 수입산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얼마나 피해를 입고있는지, 어떤 구제조치를 마련할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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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수입산 세탁기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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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는 “세이프가드 발동은 소비자를 위한 혁신을 게을리하는 미국 기업을 두둔하는 것”이라며 “결국 미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피해를 보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은 특히 “‘플렉시 워시’ 등 삼성의 혁신제품은 월풀이 생산도 하지않는 제품이기 때문에 월풀이 손해를 본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세이프가드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미 업계가 피해를 보지도 않은 혁신 제품군에까지 세이프가드 조치는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배포한 자료를 통해 “월풀이 주장하는 50%의 고율 관세는 심각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 한해 구제조치를 채택할 것을 규정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세이프가드 협정에 위반한다”고 강조했다.

ITC는 이에 앞선 지난 5일 한국산을 비롯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이 급증해 월풀을 비롯한 미 가전업체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결론을 내렸다. ITC는 미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인상할지, 수입량을 제한할지, 저율관세할당(TRQ: 일정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처분을 내릴지 고민중이다.

월풀은 삼성과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에 대해 3년간 50%의 관세를 부과해줄 것을 요청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ITC에 제출했다. 월풀은 또 삼성과 LG가 미국에 공장을 지어 단순 조립공장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서 부품에 대해서도 5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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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C가 지난 5일 삼성·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미친다고 판정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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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실제 완제품은 물론 부품에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내년초부터 세탁기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결국 미 경제와 고용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까지 나섰다.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는 “나는 공정한 무역을 옹호하지만, 이번 건은 세이프가드 대상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주내 뉴베리 카운티에 공장을 지어 국내기업이 되는 삼성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랄프 노만 연방 하원의원(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주)도 자리를 함께 했다.

테네시주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9년부터 세탁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인 LG에 대해서는 밥 롤프 테네시주 상공부 장관이 참석해 입장을 변호했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부정적”이라며 세이프가드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ITC는 공청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21일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해 12월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일로부터 60일 이내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우리 정부는 이렇게 될 경우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WTO에 제소한다는 계획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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