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8, 9월 직업 외교관 대신 대선 캠프에서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친문 인사들을 4강 대사로 뽑았다. 주미 대사로 임명된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경제학자, 노영민 주중 대사는 전 국회의원이다. 주일 대사가 된 이수훈 경남대 교수는 일본통이 아니며 우윤근 신임 주러 대사 역시 정치인 출신이다. 이러니 ‘아마추어 대사’ ‘코드 인사’란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반 전 총장의 지적대로 미국처럼 국력이 뒷받침되는 강대국은 부동산업자가 대사로 나가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지정학적으로 4강에 둘러싸인 탓에 능란한 외교가 안보와 번영을 지키는 필수조건이다. 가뜩이나 북핵 위기로 국운이 벼랑 끝에 선 지금은 전략적 사고로 무장한 노련한 외교관에게 국제 관계를 맡겨야 한다.
외교 감각 부족은 엉뚱한 실수를 낳는다. 실제로 지난달 말 노 주중 대사는 롯데 등 한국 기업이 중국 내에서 고전하는 건 기업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중국 내 한국 기업 탄압을 두둔한 셈이니 어느 나라 대사인지 모를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새 공관장의 30%를 비외교관 출신 인사로 채우려 한다고 한다. 양자 외교와 정무 경험이 없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양대 외교 사령탑에 앉힌 것도 모자라 아마추어 4강 대사에다 공관장 30%를 무경험자로 채우면 어느 때보다 외교력이 허약해질 게 뻔하다. 이러니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교체하라는 야당 측 요구가 나오는 것 아닌가.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