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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2017 국감]나랏돈 구매 연구장비 1650점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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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의원, 2016년 국가연구시설장비 운영관리 실태조사 자료]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률이 저조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장비에 2000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ㆍ인천 연수구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2016년도 국가연구시설장비 운영관리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출연연이 보유한 전체 연구 장비 중 유휴·저활용 장비 구입에 2075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저활용장비는 연간 10% 미만 사용된 연구장비, 유휴장비는 최근 6개월간 미사용된 연구장비를 뜻한다.

연구기관별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292억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253억원), 한국원자력연구원(187억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174억원) 순으로 유휴·저활용 장비의 구입비용이 높았다.

유휴ㆍ저활용장비는 전체 출연연 연구장비(1만3907점) 중 11.9%에 해당하는 1656점에 달했다. 출연연이 구입한 장비 가동률은 연간 10% 미만으로 활용이 저조했다.

특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보유장비 대비 유휴·저활용 장비 비율이 72%로 가장 높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6억원을 들여 지난해 구입한 ‘롱 펄스형 고출력 고주파’와 한국재료연구소가 25억원을 들여 2015년에 구입한 ‘블레이드 고정시스템’은 고가를 들여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 실적이 저조했다.

장비의 노후화도 심각했다. 출연연 보유장비 중 지난 8월 기준 내구연한인 5년을 초과한 장비는 전체 1만2904점의 55.4%인 7150점에 달했다. 내년 1월을 기준으로 잡으면 전체의 60%가 넘는 장비가 내구연한을 초과하게 된다.

구입비용이 3000만원 이상인 연구장비 중 10년 이상된 노후장비도 전체 연구장비(1만2904점)의 37.9%(4890점) 가량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893점), 한국전자통신연구원(849점), 한국표준과학연구원(495점), 한국항공우주연구원(475점)순으로 노후장비가 많았다.

이들 장비들을 수리하는 데는 298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 의원은 “연구현장의 연구장비는 전쟁에서의 무기와 다름없다”며 “정확하고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얻기 위한 연구장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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