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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채혈한다며 女환자 속옷 끌어내린 의사…대법 "강제추행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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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채혈을 한다며 여성 환자의 바지와 속옷을 잡아내린 30대 남성 의사에게 강제추행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다만 의료행위 중 발생한 범죄로 피해가 경미하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선고를 유예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9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대학병원 수련의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해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선고유예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나 벌금형에 해당하는 경우 일정기간 형 선고를 미루는 제도다. 유예일부터 2년이 지나면 선고를 면해주는 면소(免訴) 처분을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한 대학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하던 김씨는 2015년 5월 혈액배양검사를 위해 채혈을 한다며 20대 여성 환자의 바지와 속옷을 강제로 잡아내린 혐의로 기소됐다. 여성 환자가 계속 거부 의사를 드러냈지만 김씨는 별다른 설명 없이 바지와 속옷을 갑자기 잡아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1, 2심은 "피해자의 동의없이 기습적으로 하의를 내리는 행위는 일반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의료행위 중 일어난 경미한 범죄고, 김씨가 초범이라는 이유로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무죄를 인정해 달라'는 김씨와 '선고유예를 취소해달라'는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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