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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길원옥 할머니, 美 '평화의 소녀상' 건립 연기에 "진실 언젠가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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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즈베리대 갑작스런 통보…건립추진위 "일본 측 압력 었었을 듯"

아시아경제

수요시위에 참가한 길원옥 할머니.


[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0) 할머니는 미국 북동부 메릴랜드주 솔즈베리 대학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평화의 소녀상(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 건립이 무산된 상황에 대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방미한 길 할머니는 1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州) 애넌데일의 워싱턴한인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역사라는 것은 자기네들이 지우고 싶다고 지워지고 무조건 세우고 싶다고 세워지는 게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소녀상은 지난해 말 워싱턴DC에서 제막행사를 열었고 솔즈베리 대학 내에 19일 설치될 계획이었다. 제막행사엔 길 할머니도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갑자기 학교 측이 이 사업을 추진 중이던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에 무기한 연기를 통보했다. 건립추진위 측은 일본 측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설립 작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길 할머니는 "(일본이) 힘을 들여 없애려고 애쓸 게 아니라 (소녀상이) 빨리 세워져서 역사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일본이) '사람은 이렇게 사는 게 아니로구나' 하고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마음속으로 일본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무엇만 하려면 방해를 하니 예쁘지 않고 밉다"며 "사람마다 잘못이 다 있게 마련인데 그걸 말해주는 게 세월이더라. 세월이 흘러가면 진실이 밝혀지고 거짓이 없어지는 게 아마 세상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녀상을 세우는 것은 희망과도 같은 것이다. 좋은 곳에 세워주셨으면 좋겠다"며 "(솔즈베리 대학에 설치되면) 꼭 만나야 할 소녀상이니 만나러 오겠다. 세워지는 곳곳마다 가야죠"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길 할머니는 지난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으며 평화 콘서트 및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어폴로지' 상영회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한 후 18일 조지워싱턴 대학,19일 솔즈베리 대학에서 강연을 통해 피해자 증언을 한 뒤 오는 23일 귀국한다.

문소정 기자 moon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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