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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Trend] 스마트폰 들여다보다…5070 "눈이 침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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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눈에 다양한 구조적·기능적 변화가 생기게 마련이다. 각막과 수정체, 망막의 기능이 저하돼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과 함께 각종 질환이 찾아오게 된다. 대표적인 노인성 눈 질환은 백내장, 황반변성, 녹내장 등이다. 이 같은 눈 질환은 초기엔 불편함만 느낄 수 있지만, 그대로 놔두면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눈을 가까이 대고 접하는 IT기기를 사용하는 중·노년층이 증가함에 따라 현대인들의 눈 노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요즘같이 건조한 가을철에 안구 건조 증상이 심해지는 것 또한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초래한다.

백내장·황반변성·녹내장…3대 눈질환

눈은 노화가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인 부위다. 실제로 2016년에 발표된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가장 흔한 건강문제(만성질환)로 고혈압에 이어 백내장(35.8%)이 2위를 차지했다. 백내장은 눈 안의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흐려지는 질환으로, 대개 노안에 오는 경우가 많다. 근거리 시야가 흐려질 뿐 아니라 모든 사물이 뿌옇게 보이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난다. 백내장으로 인한 중·노년층의 눈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대 백내장 환자는 2012년 3만7224명에서 2016년 4만2962명으로 1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 환자는 14만3862명에서 18만944명으로 26% 늘었다. 60대 환자는 36만6779명에서 42만8483명으로, 70대 환자는 42만8489명에서 47만6229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들어 자주 회자되는 녹내장은 안구 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에 따른 시야 결손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높은 안압을 지속적으로 방치할 경우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더욱 좁아지고 잘못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 진료환자들의 전체 진료비는 2010년 877억원에서 2015년 1717억원으로 9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백내장과 함께 3대 실명 원인으로 꼽히는 안과 질환이다. 눈의 안쪽 망막 중심부 신경조직인 황반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 등으로 변성돼 시력에 손상을 입게 된다. 대한안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 황반변성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 2년 내 실명률은 15%에 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황반변성 환자는 지난 5년 동안 48.5%나 늘었다.

이렇듯 심각한 눈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꼽히는 것이 IT기기 사용의 증가다. 안구건조증,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모니터의 청색광으로 인한 망막변성 등 기초적인 눈 질환을 불러오면서 눈 건강을 해치게 된다. 보통 우리 눈은 1분에 15~20회 정도 눈을 깜빡이면서 그때마다 눈물 막을 형성해 안구를 보호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볼 때는 5회 정도로 줄게 된다. 눈물막이 과도하게 증발하면 심한 건조증과 눈 깜빡임 장애나 눈꺼풀염, 눈 피지선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있으며 눈곱이 자주 끼고 충혈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청색광(blue light)은 눈의 피로도를 높인다. 청색광과 같은 단파장은 공기 중의 미세입자와 충돌하여 빛을 산란시킬 확률이 높다. 번짐 현상으로 인해 안구의 모양체근은 초점을 맞추려고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스타잔틴·루테인·오메가3 '천연 보약'

중노년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외부 자극을 줄여 안구를 건조하지 않게 하고, 영양 보충을 통해 소실되는 안구 구성 물질을 채워줘야 한다. 중노년층의 눈 건강을 위해 필요한 대표적인 영양소는 아스타잔틴과 오메가3 지방산의 DHA·EPA, 루테인, 비타민A 등이다. 아스타잔틴은 연어, 새우, 송어 등과 같은 해산물에, 오메가3는 연어·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에 루테인은 케일·브로콜리·달걀노른자, 비타민A는 당근·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 풍부하다.

루테인은 황반의 재료다. 망막 속 루테인이 부족하거나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의 루테인 함량은 보통 25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60세가 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하므로, 나이가 들수록 루테인을 풍부하게 섭취해야 한다.

오메가3(DHA·EPA)는 안구건조 개선과 망막기능 유지에 효과가 있다. DHA는 망막 조직의 주성분으로 눈물막을 튼튼하게 해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것을 예방한다. EPA는 염증성 물질인 PGE2를 감소시켜 염증 유발을 억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EPA와 DHA에 대해 '건조한 눈을 개선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 기능성을 인정했다.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항염 작용을 한다. 망막의 혈류를 개선해 수정체의 굴절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초점 조절에 관련된 근육)에 더 많은 혈액이 도달하게 하고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 눈의 피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26명을 대상으로 하루 5㎎의 아스타잔틴을 한 달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눈의 피로가 54% 감소했으며 눈의 초점 조절 능력이 개선됐다. 반면에 위약군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영양성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눈 건강에 도움이 될 만큼 섭취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눈 건강을 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아스타잔틴과 루테인·오메가3와 비타민A·E를 한 알에 모두 담은 건강기능식품도 출시됐다. 눈의 피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노화로 인해 감소되는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하고, 눈의 영양 공급·건조함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가 포함된 제품은 눈 건강과 더불어 혈중 중성 지질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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