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영화 리뷰] "그리워요, 히스 레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애도의 영화다. 영화사의 전설로 남은 한 남자에 대한. 이것은 그리움의 영화다.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라는 슬픔 때문에. 이것은 기억의 영화다. 그럼에도 절대로 당신을 잊지 않겠다는 안간힘이므로. 히스 레져(1979~2008), 우리가 흘리는 눈물방울이 모여 하늘에 있는 당신에게 가닿을 것이다.

아드리안 부이텐후이스, 데릭 머레이 감독이 공동 연출한 '아이 앰 히스레져'(19일 개봉)는 히스 레저의, 히스 레저에 의한, 히스 레져를 위한 다큐멘터리다.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영화란 소리다. 2008년 1월 22일, 히스 레저는 뉴욕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그때 나이 스물 여덟. 조커로 분해 천재적인 연기를 보여준 '다크 나이트' 촬영을 끝내고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찍던 시기로, 사인은 약물 오용이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 세상이 품기에 너무나 큰 사람"(뮤지션 벤 하퍼)이었던 히스 레저의 불꽃같던 생애를 추억한다. 그 방식은 가족과 친구, 동료 영화인들의 회고 뿐만이 아니다. 사진 촬영에 재능을 보였던 그가 직접 촬영한 영상이 풍성히 담겨 있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기사 윌리엄' '아임 낫 데어' 등 대표작들과 관련한 뒷 이야기도 나온다.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 촬영 당시 회고도 흥미롭다. 히스 레저가 훗날 아내가 될 미셸 윌리엄스와 함께 한 멜로 영화다. "둘이 영화를 보던 그 연기는 정말 기억에 남아요. 썰매 장면을 찍는데 제작자와 스턴트 팀장도 그냥 찍자는 거예요. 타다 뒤집어졌죠... 미셸이 다쳤어요. 병원에 갔는데 히스가 손을 잡고서 달래주더군요."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는 미셸 윌리엄스와와의 결혼 후 또다른 삶의 단계로 접어든 히스 레저의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딸을 정말 사랑해서 보기만 해도 좋아했다"(여동생)는 아빠로서의 모습부터 연기를 넘어 영상과 연출, 촬영에 뛰어든 그의 예술가적 기질 등이 오롯이 드러난다. 그러다 후반부에 이르러 그에게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안긴 '다크 나이트' 이야기로 연결된다.

그렇게 그의 죽음에 다다르는 것이다. "정말 슬픈 날이었어요"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배우 나오미 왓츠, 주르륵 눈물을 흘리고야 마는 디몬 하운수 등에 이르면 저도 모르게 목이 메인다. 아이 앰 히스 레져, 한국말로 나는 히스 레저 입니다. 이 영화는 죽은 이에 대한 가장 진실한 양식의 애도일 지도 모른다. 히스 레저의 천진한 미소가 쉬 지워지지 않는 영화다.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