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바타바이 ICOM 이란위원장, 전시 교류-공동 발굴 등 강조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영국 대영박물관이 지금의 명성을 얻은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지역의 유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랜 역사와 문화재를 자랑하는 아시아 박물관들도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높여야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등 한국 박물관 및 고고학계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최근 방한한 아마드 모힛 타바타바이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이란위원회위원장(58·사진)은 서울 용산구 장문로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아시아 박물관들은 각각 자국의 대표급 문화재들을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에 전시하고, 공동 발굴 등을 진행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각 페르시아와 신라 시대 만들어진 고대 문화재가 풍부한 이란과 한국이 아시아 박물관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에 앞장섰으면 좋겠다”며 “특히 한국은 정보기술(IT) 수준이 높은 만큼 미래 박물관의 가상현실(VR) 시스템 같은 것을 수준 높게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이란은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았다. 이란 내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이른바 ‘한류 열풍’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테헤란의 이란 국립박물관에서는 신라 관련 유물 전시회가 열린다. 같은 달 이란 남부 차바르에서는 ICOM 아시아태평양박물관지역협의체(ASPAC)의 콘퍼런스가 열린다. ASPAC 위원장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다.
타바타바이 위원장은 “약 30개 국가가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이란과 한국이 주축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한국과 이란 박물관들이 더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학과 고고학을 전공한 타바타바이 위원장은 테헤란대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란 정부의 문화재 관련 자문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이란에 관심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가장 추천하는 장소로 예즈드를 꼽았다. 예즈드는 사막 한가운데 진흙 벽돌로 만들어진 고대 도시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페르시아와 조로아스터교 관련 문화재도 풍부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