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병원으론 최초
병실료는 4~6인실 적용
면적은 1인실 기준 이상
인터뷰 심봉석 이화의료원장
심봉석 이화의료원장은 기준 병실 3인실 시도에 대해 환자를 위한 병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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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후년 2월이면 기준 병실이 3인실인 종합병원이 탄생한다. 종합병원으로서는 국내 최초다. 상급병실(3인실)에 대해 일반병실료(4~6인실)를 적용한단 의미다. 현재 서울 마곡지구에 건립 중인 ‘이대서울병원’이다. 수익을 무시할 수 없는 병원 경영 구조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시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든 중환자실을 1인실로 만든다. 이대서울병원 계획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병원 구축까지 포함돼 있다. 심봉석 이화의료원장을 만나 새 병원 계획과 의미에 대해 들었다.
-3인실을 기준 병실로 한다는 게 이례적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2019년 2월에 개원할 예정이다. 3인실 606병상, 2인실 72병상, 1인실 129병상, 특실 51병상, 중환자실 96병상, 준중환자실·뇌졸중집중치료실(5·10인실) 60병상 등 총 1014병상 규모다.”
-병실 환경이 어떻게 되나.
“3인실의 병상당 면적은 10.29㎡로 국내 대학병원 중 가장 넓다. 의료법상 1인실 병상당 면적 기준(6.5㎡)보다 훨씬 넓다.
2인실과 1인실 병상당 면적은 각각 15.43㎡, 20.72㎡다. 3인실에도 화장실과 세면실이 포함돼 있다. 병실이라는 공간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일 뿐 아니라 환자가 종일 거주하는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병실당 환자 수가 줄면 환자 만족도와 안전성·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중환자실 1인실도 국내 최초인데.
“감염에 취약한 중환자의 감염 관리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이다. 주치의·간호사 등 의료진의 밀접한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의료 질이 더 좋아질 것이다.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응급조치도 더욱 수월해진다. 특히 공간이 철저히 구분돼 응급상황 경고음에 따른 환자 불안 감소 등 환자 모니터링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법적으로 중환자실 입원비는 정해져 있어 1인실이라고 비용이 더 발생하지 않는다.”
-병원이 손실을 감수하는 것 아닌가.
“손실이라기보다 이윤을 적게 남기는 거다. 차별화된 병실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선택이다. 3인실 구성은 병원의 수익성 대신 환자 중심 병원으로서 감염, 간호, 한국 병실 문화 등 가장 적합한 병실 형태를 고민하다 최선의 방안으로 제시한 병실 형태였다. 이런 환자 중심 마인드를 이대서울병원의 차별화된 장점으로 봐주면 좋겠다.”
-사실 병원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당초 계획은 모든 병실을 1인실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후 환자의 요구도 등을 면밀하게 분석·반영하면서 변경됐다. 일부
3인실은 1인실 2개로 전환할 수 있는 가변적 구조로 만들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안전성·편의성을 높이고 환자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목적은 변함이 없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2018년부터 2~3인실 병실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방침인데.
“이대서울병원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에 한참 앞서 기획됐다. 정부 계획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그땐 급여 기준에 따라 병실료가 적용된다. 그래도 차별성은 유지된다. 이대서울병원은 애초에 ‘기준 병실 3인실’을 목적으로 건립되는 병원이다. 다른 병원이 동일한 수준의 병실 환경을 갖추려면 5~10년은 걸릴 거다. 6인실을 단순히 반으로 나눈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환자가 입원실만 좋다고 병원을 선택하겠나. 결국 최고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대목동병원과 역할 분담이 궁금한데.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이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있는 병원이다. 역할 분담을 이분법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목동병원과 서울병원 모두 지역거점병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전제로 서울병원은 암센터·심뇌혈관센터·장기이식센터·척추센터 등 중증질환 중심으로 특화·육성한다. 목동병원은 여성암과 장기이식 분야에서 이미 최고 수준의 의료 질을 검증받았다. 지역 특성을 고려해 여성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와 소아·청소년 진료에 좀 더 힘을 실으려 한다.”
-의료원에 이대서울병원의 의미는.
“이대서울병원 부지 중 의대 이전·증축 부지 일부에 보구여관(普救女館)을 복원한다. 1887년 서울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이다. 이름을 풀어보면 ‘널리 여성을 구하는 집’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당시 사회적 차별로 인해 제대로 진료받지 못했던 여성이 진료받을 수 있었던 곳이다. 이대서울병원은 그때의 정신을 되살린다는 의미가 있다. 누구든 차별받지 않도록 보편적으로 의술을 행한다는 정신을 이어받는 것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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