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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금융협회장에 참여정부 올드보이 급부상…다시 '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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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협회장 시대 열었지만 새 정부 들어 다시 '관료 출신'에 개방]

머니투데이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 사진=머니투데이DB


은행연합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 후보로 참여정부 출신 올드보이가 급부상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인맥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인사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어 정부와 소통이 잘 될 것이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세월호 참사 이후 배제됐던 관피아들이 다시 금융협회를 장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 방안에 논의하면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지 않기로 했다. 정관 변경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회추위 구성이 불가능해 기존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이사회를 회추위처럼 운영해 회장 선출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은행연합회는 다음달 정기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출 방안을 정식으로 논의한 뒤 11월에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간담회를 2~3차례 열고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회장 후보자를 추천받으나 공모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회추위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은행장들이 공감했다"며 "이사회가 회추위와 같은 역할을 해 후보자를 추천받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에는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 윤용로 전 IBK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되다가 최근 김창록 전 KDB산업은행 총재가 급부상하고 있다. 김 전 총재는 참여정부 초기에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으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산고 동기다. 변 전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장인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근무해 현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관료 출신이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던 손보협회도 변화가 감지된다. 손보협회는 지난 20일 회추위 1차 회의를 열고 민간 출신이든 관료 출신이든 가리지 않고 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해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차기 회장 후보 추천 기준을 한정했던 현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선출 과정과는 다른 모습이다.

손보협회는 10월23일에 회추위 2차 회의, 26일에 3차 회의를 열고 10월말 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당초 민간 보험사 CEO(최고경영자) 출신이나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물망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올드보이' 중 유력 후보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관(官)을 특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관 출신이 추천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참여정부 출신 올드보이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현 정부와의 관계 때문이다. 게다가 현직을 떠난지 오래돼 '관료 출신' 이미지가 많이 지워졌고 업계 내부의 이해관계 때문에 마땅한 민간 출신 후보를 합의로 선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새 정부와 인연이 있는 관료 출신도 나쁘지 않다는 것.

다만 현직을 떠난 지 한참 지난 인사들인 만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관직에서 물러난 지 오래된 올드보이들이 귀환할 경우 회계제도 변경 등 업계에 산적한 현안을 잘 조율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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