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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김우창·박성우·주경철·이상익·최장집의 '국가와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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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국가와 윤리', 책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자기완성의 두 번째 항목인 '타자의 행복'에 대한 배려는 아마 이 도덕적 완성의 일부를 이루는 일일 것이다. 칸트는 사람이 자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적 진술로부터 그의 논리를 전개한다. 자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행복을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그 행복은 자신의 경우를 합리적으로 미루어 생각할 때 모든 인간에게 두루 필요한 게 될 것이다."(93쪽)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박성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등 5명이 '국가와 윤리'를 냈다.

인간에 대한 이성적 이해에 바탕한 윤리를 생각하고, 한국사회에서 국가의 현실과 개인의 현실을 짚어본 책이다.

'국가와 윤리'의 첫 번째 강연 '윤리와 인간의 삶: 감정, 이성, 초월적 이성'에서 김우창 명예교수는 "반성적 사고란 늘 현실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삶은 경제와 정치, 사회의 일정한 구조적 질서 속에 있다. 그러한 현실은 세밀하게 확대해서 바라보았을 때, 새로운 측면들을 드러낸다. 가령 경제 문제란 성장이나 침체를 이야기하기 전에, 가장 기초적인 의미에서 생명 유지와 관계된 삶의 조건인 것이다. 그러나 삶이란 그 커다란 조건(구조적 질서와 법제도) 안에서 일어나는 시시각각의 현실이다.

윤리란 바로 그 시시각각의 현실, 일상의 작은 일들에 스며들어 구조적 질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그 균형 속에서 삶은 좀더 인간적인 것이 된다. 윤리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은 감정의 자율적인 작용과 그것을 보강하는 이성의 기율이다.

저자는 이를 ‘착한 마음씨’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이 착한 마음씨는 절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마주한 사회적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첫 번째 강연은 바로 이 '착한 마음씨'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에 관해 다룬다.

두 번째 강연은 '희랍 고전시대의 국가 이념'이다. 고전정치철학과 국제정치사상을 연구해온 박성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 강연에서 기원전 510년경 클레이스테네스의 민주적 개혁부터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 대왕 사망까지의 200여 년간 아테네 민주주의를 다룬다.

희랍 고전시대는 그리스가 페르시아에 맞서 두 차례의 전쟁을 치르고, 아테네가 스파르타와 헤게모니 경쟁을 벌인 혼란기였다. 이 시기 국민의 의식을 지배하는 국가 정체성, 나아가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시민 정체성이 어떠했는가를 살펴본다.

세 번째 강연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근대세계의 희망과 불안', 네 번째 강연은 '유교 윤리와 국가: 유교의 국가론과 통치 윤리', 다섯 번째 강연은 '국가의 현실, 개인의 현실: 한국사회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다.

김우창 교수는 "인간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작업에는 그 나름의 정신적 가치가 스며 있다"며 "장인의 장인적 작업은 사람의 미적 감각의 만족과 작업의 기쁨을 준다"고 말했다.

"신체와 일체가 된 심리감과 작업의 기쁨은 이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삶의 보람이다. 그것에는 그 나름의 정신적 의의가 있다. 이것을 존중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윤리적 행위다." 440쪽, 글항아리, 1만9500원.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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