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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leisure&] 히로시마·야마구치 3박4일 자유여행 … 증기기관차 타고 만나는 일본의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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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 누비는 노면전차도 체험

수려한 풍경, 다양한 유적 볼거리

여행박사

중앙일보

히로시마와 야마구치는 깊어가는 가을 정취 속에 색다른 일본여행의 추억을 만들기 좋은 지역이다. 지금도 운행 중인 1937년 제조된 증기기관차 SL야마구치(왼쪽)와 일본의 3대 평성 중 하나인 히로시마 성의 모습. [사진·여행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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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도시 여행에는 기분 좋은 설렘이 있다. 한적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히로시마와 눈부신 자연의 보고로 알려진 야마구치는 깊어가는 가을 정취 속에 색다른 일본여행의 추억을 만들기 좋은 곳이다.

일본 주고쿠 지방에 위치한 두 지역은 닮은 구석이 많다. 일본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지역은 물론 일본의 감성이 전해지는 거리를 둘러볼 때면, 대도시와 달리 한적한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야마구치는 주고쿠 산지의 서쪽 끝에 있다. 야마구치현 중심도시 야마구치시는 14세기 중반 일본 수도였던 교토를 흉내 내서 만들어진 도시다. ‘서쪽의 교토’라는 별명답게 도심 곳곳에 국보급 문화재와 건물이 많다. 고즈넉한 자연 풍경과 역사의 공간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지역이다.

특히 철도의 나라 일본에서도 히로시마와 야마구치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기차를 만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야마구치에서는 1937년 제조된 증기기관차인 SL야마구치를 타볼 수 있다. 잠시 운행이 중단됐다가 79년 8월 운행을 재개했다. 일본인도 한 번쯤 타보기를 원하는 열차인 만큼 검은 차체에서부터 우러나는 세월의 흔적은 내부 객실까지 이어진다. 옛 열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내부는 일본을 시대별로 구분해 특색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열차를 매일 운행하기에는 연식이 오래되어 주말만 한정적으로 운행한다. 그 때문에 SL야마구치는 예약하지 않으면 탑승이 어려울 정도다. 열차 제일 뒤쪽 전망객실은 시골길을 달리는 바람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늘 붐비는 좌석이다.

하기(萩)시는 혼슈 서남단의 작은 도시다. 에도시대 쵸슈번((長州藩·현 야마구치)의 본거지였으며 관련 유적지가 많아 ‘작은 교토’로 불리는 도시 중 하나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물의 도시로 불리고 있는 만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자전거로 반나절이면 마을을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의 근대 역사 과거 여행을 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찾아갈 만 곳이다.

긴타이쿄는 17세기 만들어진 일본을 대표하는 목조다리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끼워 맞추는 공법으로 아치형을 이루고 있다. 일본 3대 다리의 하나로 꼽히는 긴타이쿄를 건너 한적한 공원을 지나면 산 정상으로 가는 로프웨이를 타고 이와쿠니성까지 갈 수 있다. 이와쿠니성에서는 이와쿠니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야마구치의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인 루리코지는 일본 3대 명탑 중 하나인 5층 목탑이 있는 500년 전통의 사찰이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절과 단연 돋보이는 오중탑은 매화와 벚꽃이 필 때는 특히 그 경관이 아름다워 일본 국내 또는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찾는 인기 명소이기도 하다.

히로시마현은 혼슈의 서부, 주고쿠 지방의 중앙에 위치한 지역이다. 세토내해의 150여 개의 섬을 포함하고 있다.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현 내는 자연경관도 풍부하여 어디를 둘러봐도 장관이다.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피폭지 중심 가까이 세워진 평화기념공원이 있다. 히로시마의 먹거리로는 푸짐한 오코노미야키의 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오코노미야키가 유명하다.

히로시마에는 아직도 옛 정취 그대로 시내 곳곳을 누비는 노면전차가 있다. 일본의 감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노면전차는 시민의 발로 관광객에게는 추억을 소환해주는 교통수단이다.

신이 머문다고 전해지는 섬인 미야지마는 히로시마현 남서부 미야지마쵸에 있는 이쓰쿠시마의 통칭으로, 산과 바다와 붉은색 신전이 조화를 이룬다. 선착장부터 이쓰쿠시마 신사까지 가는 길에 약 300m 정도 이어지는 오모테산도 상점가는 공예품을 판매하는 다양한 상점이 늘어서 있다. 상점을 천천히 구경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주황색 기둥이 눈에 띄는 신전과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커다란 도리이를 만날 수 있다.

히로시마 성은 산이 아닌 평지에 있는 성으로 나고야성·오카야마성과 함께 일본의 3대 평성 중 하나다. 1589년 축조됐지만 1945년 원폭 투하로 파괴돼 성의 건물이 대부분 소실됐다. 이후 1958년 천수각 5층 건물을 복원해 현재 성 내부는 히로시마의 역사를 알리는 향토관과 전망대로 쓰고 있다. 성의 내부에는 성의 역사를 말해주는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맨 위층 전망대에서는 히로시마 시내는 물론 멀리 미야지마까지 보인다.

슛케이엔은 1620년 히로시마 성주 아사노가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중국 항저우의 경승 시후(西湖)를 모방해 만든 아름다운 정원이다. 에도 시대에 유행한 연못을 한 바퀴 돌면서 경관을 감상하도록 만든 회유식 정원 양식으로 조성됐다. 연못 중심으로 크고 작은 섬과 다리를 배치하는 등 정원 조성 기술이 기발하다.

여행박사에서는 히로시마·야마구치를 함께 여행하는 3박4일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매주 월·목·토요일에 출발하며 가격은 1인당 62만9000원부터다. 에어서울 왕복 항공권, 히로시마 2박, 야마구치 료칸에서 1박을 머무르는 숙박요금이 포함됐다. JR열차패스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중앙일보

취재 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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