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전통주 판이 달라졌다…특급호텔 최고 인기는 '우곡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명절이면 매출 크게 늘어

더 다양해진 종류·가격·도수

선택 폭 넓어지면 대중화

요즘 대세인 술? 와인이나 위스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좀더 트렌드에 민감하다면 아마 전통주를 꼽을 거다. 허름한 식당에서 나이든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은 전통주는 전국 각지에서 내려오는 저마다의 비법까지 담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자 대우가 달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과 강남점에 아예전통주 전용 매장인 '우리술방'을 만들었고, 세계적 미식 가이드인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편에서 별 3개를 받은 서울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은 2017년 들어 전통주 판매 가짓수를 12개에서 24개로 늘렸다. 위스키 바 같은 세련된 분위기의 '작' 같은 전통주 전용 바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요즘 핫한 전통주
중앙일보

전통주가부활하고 있다.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은 개성있는 전통주가 많아졌고 이를 마실 수 있는 트렌디한 분위기의 바도생겼다사진은 전통주 바 '작'과 다양한 전통주.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 찾는 사람이 있으니 가능한 얘기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전통주 매출은 우리술방을 처음 연 2014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최근엔 수입 맥주를 제치고 와인에 이어 주류 매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추석 같은 명절엔 평소보다 3배 이상 잘 팔린다. 가령 2015년 추석 기간엔 평소보다 43.6%, 2016년엔 57.1%나 매출이 껑충 뛰었다.

비결은 다양함이다. 탁주·약주·소주 등 취향대로 고를 수 있고, 가격은 1만원 이하부터 10만 원대까지, 알코올 도수도 10도부터 40도 이상까지 다양하다. 선물용으로도,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들과 함께 하기에도 좋다는 얘기다.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평소 전통주를 많이 접하지 않아 생소한 사람이라면 무엇을 사야 할 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선물을 받는 상대 취향을 확인하라고 추천한다. 전통주를 소개하는 웹 콘텐트 '대동여주도'를 제작·운영하고 있는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표는 "술 좋아하는 사람은 기호가 분명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전통주를 좋아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또 전통주는 지역마다 내려온 저마다의 비법으로 빚는 만큼 상대의 고향 등을 고려해 해당 지역의 술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무엇을 살지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 백화점·특급호텔·전통주 주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술을 소개한다.

백화점 1위 황금보리증류소주
중앙일보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에서 판매하는 황금보리증류소주. 김제 특산물인 황금보리로 만들어 구수한 향이 난다.[사진 신세계백화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에선 황금보리증류소주가 가장 인기다. 이 술은 전북 김제시 모악산새순영농조합에서 만든 증류식 소주다. 김제 지역 대표 특산물로,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칼슘·인·철분이 풍부한 황금보리를 가공해 만들어 보리술 특유의 구수한 향과 청량한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4200원(18도·375ml)·3만5000원(40도·750ml).

중앙일보

사진 왼쪽부터 명인안동소주, 산삼가득고려인삼주, 산내울오미자주, 솔송주. [사진 신세계백화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증류식 소주인 명인안동소주(19도·375ml 기준 5300원, 45도·750ml 기준 4만3000원), 인삼 특유의 쌉싸래한 향과 맛이 나는 산삼가득고려인삼주(20도·375ml 기준 9000원), 과일향과 톡쏘는 맛이 나는 산내울오미자주(16도, 375ml 1만1000원, 750ml 2만원), 솔잎의 청량한 향과 사과향·바나나맛이 나는 솔송주(13도·750ml 기준 1만5000원)도 인기다.

특급호텔 1위 우곡주
중앙일보

특급호텔 한식당에서 많이 찾는 전통주 중 하나인 막걸리 우곡주.[사진 배혜정도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텔에선 배혜정도가의 막걸리 우곡주가 인기다. 서울신라호텔 한식당 라연과 롯데호텔서울의 한식당 무궁화 모두 우곡주를 가장 잘 팔리는 술로 꼽았다. 국순당 창립자인 고(故) 배상면 대표의 딸 배혜정씨가 경기도 화성 양조장에서 빚은 우곡주는 물을 타지 않아 요구르트처럼 걸죽하며 새콤달콤한 감칠맛이 난다. 파크하얏트 서울은 이번 여름 이 우곡주로 만든 막걸리 얼음에 오렌지·베리 등을 얹어낸 막걸리 빙수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곡주 가격은 호텔에선 한 병에 5만원이지만 소매가는 1만2000원이다.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1년이다. 소매용으로는 배혜정도가에서 운영하는 서울 개포동 카페 이스트 바이 이스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이외에 라연에선 5년 이상된 인삼을 저온 발효시켜 만든 금산인삼주 수삼 23(23도·375ml 기준 1만2000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이 술은 금산인삼주 자체 홈페이지와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 구매 가능하다.

중앙일보

국순당 자주. [사진 국순당 홈페이지]


무궁화에선 증류식 소주 화요(200ml 기준, 17도 5500원, 25도 6000원, 41도 1만2000원, 53도 2만5000원), 꿀과 후추를 넣어 만든 국순당의 자주(사진·11만원) 등이 인기다. 국순당이 옛 전통술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통해 고려 술을 복원해 낸 자주는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전통 주점 1위 해창막걸리
최근 주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술을 선물하는 것도 좋다. 요즘 주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술은 해창막걸리다. 대동여주도가 전국 13곳의 주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통주를 취합한 결과 별주막(과천)·백곰막걸리&양조장(서울 신사동)·숨은골목(서울 연남동)·안중&한산도가(부산) 등 4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도봉산 팔뚝집(서울 도봉동) ·막걸리이야기(서울 서초동)·산울림1992(서울 창전동)·얼쑤(서울 서교동) 등에서도 매출 TOP5 에 이름을 올렸다.

중앙일보

땅끝마을 해남의 해창주조장에서 빚은 해창막걸리. 6,9,12도 3종류다. [사진 해창주조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창막걸리는 땅끝마을 해남에 있는 해창주조장에서 빚는데, 물·쌀·누룩만 넣어 막 걸러낸 막걸리 본연의 맛에 가깝다. 이승훈 백곰막걸리&양조장 대표는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은 최근 해창막걸리나 송명섭막걸리처럼 첨가물 없는 막걸리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해창막걸리는 6·9·12도(900ml) 3종을 판매중이다. 해창주조장으로 전화를 걸어 주문하면 된다. 가격은 3000원(6도)·6000원(9도)·1만원(12도)이며 택배비는 별도다. 6·12·20병 단위로 판매한다. 도수에 따라 유통기한이 다른데 6도는 제조일로부터 10일, 9·12도는 20일까지다. 추석 택배 배송은 9월 27일 오후에 마감한다.

중앙일보

조정형 명인이 배와 생강, 계피를 넣고 빚은 전통 약소주 '이강주 25도'. [이강주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주 바 '작'에서는 조선시대 3대 명주로 알려진 이강주 25도가 1위다. 조정형 전통식품 명인이 배·생강·계피 등을 넣고 전통 그대로 빚은 술이다. 상큼한 맛으로 고기 등 푸짐한 음식과도 잘 어울려 추석같은 명절에 선물하기 좋다. 백화점을 비롯해 이강주몰 홈페이지에서도 구매 가능하며 가격은 1만9500원(400ml)이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