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그룹 주가는 어느 계열사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고공 행진을 펼쳤다. 그룹 간판 격인 LG화학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뚫었고 LG전자 주가는 3년래 최고점을 넘어 주당 9만원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계열사 주가 상승에 신이 난 지주회사 LG도 3년래 최고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 덕에 LG그룹 계열사에 분산 투자하는 LG그룹 펀드는 운용 업계에서 가장 핫한 상품 중 하나가 됐다. 특히 펀드수수료가 저렴한 LG그룹 상장지수펀드(ETF)는 재테크족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필수 상품이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래에셋TIGER LG그룹 플러스' ETF는 단연 대표 상품이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달 31일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 29.76%를 기록해 코스피200을 10%포인트 이상 넘어섰다. 6개월 수익률 22.44%, 2년 수익률은 53.30%로 장단기 수익률 모두 우수하다.
단순히 LG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무작위로 펀드에 편입해 얻은 수익률이 아니다. 이 ETF의 가장 큰 특징은 '펀더멘털 가중 방식'으로 이뤄진 지수를 추종해 주식을 편입하는 데 있다. 기존에 주로 쓰던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주식을 편입하면 특정 시점에 고평가로 시가총액이 올라간 주식을 많이 담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 가중 방식으로 지수를 만들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 ETF는 특정 주식을 얼마나 담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기업의 순자산과 매출, 현금흐름과 배당금을 합쳐서 지수화한 수치를 보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기업 현금흐름과 배당금이 대폭 오르면 이 기업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그러면 ETF는 이 주식을 예전보다 더 담아야 한다. 시장에서 아직 주가가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기업 재무제표를 보고 주식 편입 비중을 늘리는 구조라는 얘기다. 반대로 주가가 작은 호재에 예민하게 반응해 일시적으로 오르더라도 기업 본질가치에 큰 변화가 없으면 주식 편입 비중에는 별 차이가 없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저평가된 종목들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ETF가 설계돼 있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LG화학(27.88%) LG디스플레이(17.41%) LG전자(12.66%) LG유플러스(8.11%) LG(6.75%) GS(4.46%) 등의 종목 비중이 높다. LG화학, LG전자, LG 등의 주가는 연초 대비 많이 올라온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갈 여지가 많이 남았다고 전망한다. 교보증권은 최근 LG화학 목표주가를 49만원으로 상향했다. 삼성증권이 42만원, KB증권이 47만원 선으로 LG화학 목표주가를 설정한 상태다. LG화학 주가는 21일 39만8000원에 마감했다. 적게는 5%, 많게는 23%까지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ETF가 세 번째로 많이 담고 있는 LG전자 주가를 놓고도 키움증권이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8만3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올리는 등 우호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LG전자 주가는 21일 8만6400원에 마감했다.
ETF는 업종별 분산 투자도 잘 이뤄진 상황이다. 포트폴리오에 소재(27.98%) 정보기술(21.43%) 산업재(17.24%) 자유소비재(14.22%) 통신서비스(8.11%) 필수소비재(4.86%) 에너지(4.46%) 등 여러 산업이 골고루 담겨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투자 종목인 LG그룹과 GS그룹에 한국을 대표하는 웬만한 산업군이 다 들어 있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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