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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첨단 암 치료용 중입자가속기, 한국서도 4년 뒤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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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21일 부산 기장서 사업추진 위한 MOU 체결식

중입자 치료센터 2021년 말 개원해 환자 치료 시작할 듯

애초 올해 가동 목표였으나, 자금 부족 등으로 장기간 표류

일본 등지로 원정치료 땐 1억원 들지만, 한국서는 5000만원

중앙일보

중입자 치료는 축구장 크기의 중입자 가속기에 탄소 이온을 실어 암 조직을 직접 타격하는 기술이다. 가장 발달한 방사선 치료로 평가받는다. [사진제공=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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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암 치료법’이라고도 불리는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치료센터가 4년 뒤 국내에 들어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서울대병원ㆍ부산시 등과 부산 기장에 구축 중인‘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서울대병원이 분담금 750억원을 내고 중입자 치료센터를 구축과 운영을 맡기로 했다.(본지 9월 19일자 1ㆍ4ㆍ5면 보도)

중입자 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80% 속도로 끌어올리는 장치로 암 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입자선이 신체를 투과해 목표 지점에서 폭발하는 성질을 이용해 암세포만을 타격하는 정밀 치료법이다. 피부 등 정상조직에는 피해가 없으며 절개 등 외과 수술 역시 필요 없다.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나 후유증이 거의 없다. 탄소 이온이 폭발하면서 암세포를 모두 파괴하기 때문에 전이 가능성 역시 낮다.

애초 정부는 2010년 경남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ㆍ과학 일반산업단지에 중입자 가속기를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국비 700억원과 지방비 500억원, 원자력의학원 750억원 등 총 1950억원을 들여 2017년 암 치료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주관 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지난해 5월 지하 2층, 지상 2층, 면적 1만2천879㎡ 규모의 치료센터 건물은 완공했으나 핵심 시설인 중입자가속기는 발주도 못 한 상태였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이 참여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에서도 암 환자들이 중입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앞으로 사업 주관기관으로서 중입자치료센터를 구축, 운영하며 과기부ㆍ부산시ㆍ기장군은 사업에 필요한 비용 등을 지원하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앞으로 원리금을 모두 회수하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중입자치료센터를 지역의료기관에 양도할 수도 있다. 올해 안으로 중입자가속기 치료장비를 발주하면 이르면 2021년 하반기에는 설치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브란스병원도 중입자 가속기 도입 시기를 2020년경으로 잡고 있어, 앞으로 3~4년 뒤면 국내에서도 여러곳에서 실제 중입자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내에서는 입자선 치료기의 일종인 양성자 치료기가 가동 중이지만, 중입자가속기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현재 일본 5곳, 유럽연합(EU) 4곳, 중국 2곳 등에서만 운영 중이다.

중성자는 양성자보다 암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2014년 4월호)에 따르면 양성자의 살상력이 X선에 비해 10% 높은 데 비해 탄소 중입자는 3배 이상 높다. 또 암의 치료기간을 단축시키고, 암 조직 제거에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이 학술지는 전했다. 현재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일본 등지로 원정 치료를 떠날 경우 1억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에서는 절반인 5000만원 안팎이면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은 “난치성 질환인 암 치료를와 국가의료발전을 위해 중입자가속기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부산지역 의료 향상과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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