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사임한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왼쪽), 이근영 신임 동부그룹 회장 /사진제공=동부그룹 |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72)이 전격 사임했다.
김 회장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고,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릅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임의 뜻을 밝혔다.
건강 악화로 지난 7월부터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 회장은 자신의 사임을 결심, 이날 그룹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현지에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안다"며 "추후 귀국 시점 등은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장남인 김 회장은 1969년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한 후, 금융, 전자, 제철,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동부그룹을 세운 '창업 1세대'다.
2014년 초부터 올해 7월까지 김 회장의 비서로 근무했던 A씨는 이달 11일 경찰에 김 회장에 대한 강제추행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동부그룹은 이날 김 회장의 그룹 회장직 사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80)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
동부그룹은 "이근영 회장은 공직과 민간부문에서 경륜과 경험을 쌓아 왔으며, 동부그룹 여러 계열사와 사외이사, 고문을 역임하는 등 동부와는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며 "앞으로 김준기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임 이 회장은 1937년 생으로,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6회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광주지방국세청장, 재무무 세제국장, 국세심판소장, 재무무 세제실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동부그룹에서는 동부메탈, 동부생명, 동부화재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동부화재 고문직을 맡아왔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