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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마켓뷰] 비틀거리는 코스피,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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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큰 이변 없이 발표되며 불확실성이 한 꺼풀 벗겨졌지만, 이렇다 할 상승재료가 없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갈피를 못잡으며 헤매고 있다.

한국시각으로 21일 새벽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RB)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10월부터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에 따르면 16명 중 11명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아울러 연준은 올해 경제전망과 고용은 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봤고 물가 전망은 하향조정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경기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고 물가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9월 수출의 중간 성적도 양호한 개선세를 나타냈으나 투자자들은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꺼려하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2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8%(4.29포인트) 하락한 2407.91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비즈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0.65%(4.33포인트) 내린 663.72를 기록 중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22억원, 기관은 1092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 중에서 금융투자가 418억원, 국가·지자체가 829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 추석 연휴 앞두고 머뭇거리는 시장…가격 부담 있는 종목 위주로 매도

전문가들은 증시가 부진한 이유로 차익실현 매물과 추석연휴, 고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가 높은 성장주) 종목들의 약세를 꼽았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FOMC 결과 발표 이후 시장금리가 올랐다”며 “금리가 오르다 보니 아무래도 게임이나 제약, 바이오 등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성장주가 주춤하고 연휴를 대비해 미리 매물을 내놓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POSCO(005490)NAVER(035420), 엔씨소프트(036570)등 최근에 많이 올랐던 종목들에 대해 차익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며 “더불어 추석 연휴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적극적이기 보단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다”며 “월말이 가까워지며 금융투자와 국가·지자체 중심으로 기관의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며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등 IT나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등 금융주처럼 주도주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며 “장 후반으로 가며 회복 가능성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최근 급등했던 종목 위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상대적으로 완화된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했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 9월 수출 중간평가, 지난해보다 30% 증가했지만 증시는 별다른 반응 없어

한국 9월 수출이 중간 평가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줬지만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 늘어난 3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국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가게 됐다. 올해 1월부터는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수출액은 5.7% 늘어 1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업종 중에서 반도체가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반도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80.9% 증가했다. 승용차는 75.8%, 석유제품은 19.5% 늘었다.

서상영 연구원은 “일평균 수출액이 5% 넘게 올라서 양호한 성적이지만 전체 30% 증가는 지난해 있었던 연휴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는 올해와 달리 9월 20일 이전인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있었다. 주말까지 합하면 18일까지다.

박성현 연구원은 “수출 성적이 잘 나왔지만 거의 반도체가 이끈 결과”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과연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좋다고만 할 수 있을 지 아직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9월 수출에서 액정디바이스와 자동차부품 등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2.8% 감소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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