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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한미약품 폐암 혁신 신약 급여화 ‘코앞’…글로벌 제약사와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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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한미약품 간의 폐암 혁신 신약 경쟁이 올 연말 뜨거워진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과 한미약품의 ‘올리타정’의 보험 급여 등재가 조만간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과 한미약품의 올리타정은 지난달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제10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현재 보험급여 등재를 위해 건강보험공단에서 약가 협상 중에 있다. 건보공단과의 타그리소정과 올리타정 약가 협상은 한 달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가 협상을 통해 가격 결정 후 급여화(건강보험 적용)가 되면 동일한 기전의 폐암 혁신 신약 2개가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펼치게 된다.

타그리소정(성분명 오시머티닙)과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 모두 ‘이레사’, ‘타쎄바’ 등 기존 표적 폐암 치료제 투약 후 나타나는 내성과 부작용을 없앤 전 세계 2종뿐인 ‘3세대’ 내성표적 폐암 신약이다. 타그리소정과 올리타정은 지난해 5월 20일과 13일 각각 일주일 간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올리타정은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허가를 받았고, 타그리소정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의약 선진국을 비롯해 전 세계 45개국에 출시된다.

국내 3세대 내성표적 폐암 신약 시장을 두고 아스트라제네카는 풍부한 임상 경쟁력을 앞세워 전문의와 환자들을 공략하는 반면, 한미약품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조선비즈

타그리소정과 올리타정 / 각사 제공



타그리소정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규모 환자에게서 축적된 임상 연구 결과와 ‘ASTRIS 연구’를 통해 얻어진 실제 진료 데이터(real-world data)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ASTRIS 연구는 환자들로부터 실제 진료 데이터를 얻기 위해 해당 약제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타그리소정은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기존 표준 요법에 비해 더 이상 암세포 성장 및 전이가 되지 않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해당 임상에는 전체 419명의 환자 중 17%에 해당하는 72명의 한국인 환자가 참여했다. 또 실제 진료 데이터 분석 결과 타그리소는 64%라는 우수한 종양 반응률을 나타내며 실제 치료현장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데이터에는 전체 466명의 환자 중 30%에 해당하는 140명의 한국인 환자가 포함돼 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정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타그리소정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정의 약값을 한달 기준 260만원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비급여 판매 최고가 기준과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한 가격이다.

특히 이 가격은 ‘A7 국가’ 조정 최저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혁신 신약의 경우 급여 적정성 평가 때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등 A7 국가의 유사 약제(타그리소정) 조정 최저가가 급여 적정 평가 가격이 된다. 하지만 올리타정은 국내 신약 중 최초의 글로벌 혁신 신약이어서 경제성 평가를 면제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내세운 만큼 타그리소정과 올리타정은 건강보험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한미약품의 파격적인 가격 공세는 향후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해둔 포석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지난해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 수출 해지 이후 올리타정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임상 3상 국가에 중국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며 “원래는 중국 바이오 기업 자이랩이 현지에서 올리타정의 임상 1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정의 (중국) 개발이 빨라지자 한미약품이 자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한국 시장에서 가격 우위를 점해 (올리타정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인효 기자(zenit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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