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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스트리트형 상가와 한옥의 이색 조화"…개성 갖춘 숲길 상권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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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트럴파크’로 불리며 공원 상권의 대명사가 된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처럼, 서울 시내에 ‘숲길 상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역 1번 출구 인근 경의선숲길과 홍대입구역 6번 출구부터 시작되는 경의선 책거리의 경우 그동안 방치됐던 폐철길이 공원으로 바뀌고 나름의 특색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독립 상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공원 낀 스트리트형 상가와 한옥…공덕역 1번출구 일대

공덕역 1번 출구 일대 경의선숲길 대흥·염리동 구간(총 910m) 대부분은 연남동 구간(1268m·2015년 6월 개장)보다 3년 앞서 만들어졌다. 당시엔 주변에 별다른 판매시설이 없어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 정도로 쓰였다. 그러나 2015년 9월부터 공원 바로 옆에 스트리트형 상가를 낀 한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고, 각종 카페와 밥집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세련된 상권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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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경의선숲길 대흥·염리동 구간 인근 스트리트형 상가와 이 지역 공원, 한옥을 개조한 카페.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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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공덕파크자이공인 대표는 “이 지역에 특색있는 스트리트형 상가가 생긴 뒤로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평일에는 마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주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찾는 상권이라 매출이 비교적 꾸준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70여개 상가 점포 중 공실은 한 곳도 없고, 빈 가게가 생기면 임차인들이 바로 찬다. 공원을 볼 수 있는 전용면적 33㎡ 1층 상가를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250만원 수준이다. 일부 상가는 입주 초기보다 월세가 5만~15만원 정도 올랐다. 권리금은 보통 5000만원 정도. 상가 매물은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단지 내 상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입주 초기 때보다 숲길을 다니는 유동인구가 몇 배는 늘었다”면서 “그런 만큼 비슷한 업종의 가게도 주변에 많아져서 영업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 편”이라고 말했다.

숲길을 따라 아파트단지와 바로 이어지는 십여채의 소규모 한옥 밀집 지역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1950년대 전후에 지어진 한옥으로, 대부분이 리모델링돼 분위기 있는 카페나 밥집, 술집 등으로 쓰이고 있다. 이 지역 한옥의 경우 숲길이 생긴 직후인 4년 전쯤에는 3.3㎡당 2000만원 선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두 배 이상인 3.3㎡당 5000만원 안팎을 호가한다.

카페 ‘커피향 깊은 그 한옥’ 관계자는 “주 고객은 인근 주민들과 직장인들이지만, 숲길과 한옥의 조화가 이색적으로 보여서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 책과 숲길이 한자리에…홍대입구역 6번 출구 일대

연트럴파크 길 건너인 홍대입구역 6번 출구부터 경의중앙선 서강대역까지 약 610m에 걸쳐 숲길이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말 새로 단장한 경의선 책거리와 같은 해 5월 공사가 끝난 경의선숲길 와우교 구간이 있는 곳이다.

이 중 경의선 책거리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주변 길가에 개인 소유 단독·다가구 건물이 많아 리모델링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책거리가 형성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10여채 이상 주택이 상가주택 등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거나 하고 있다. 책을 테마로 조성된 숲길이라 볼거리가 있고, 책과 관련된 행사도 자주 열리는 편이라 유동인구가 모이기 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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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책거리 주변.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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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레인보우6’ 구은하 사장은 “올해 2월 문을 열었는데, 책거리를 구경 온 사람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층이 됐다”면서 “책거리에서 행사가 있을 때 사람들이 특히 많이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공원변 전용면적 33㎡짜리 1층 점포의 월 임대료는 200만~300만원 수준인데, 리모델링 이후 새로 시장에 나온 점포가 대부분이라 권리금은 아직 없다. 이호연 위드유공인 팀장은 “식·음료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공원변 주택 매물의 경우 3.3㎡당 7000만원 이상으로 호가가 치솟은 상태라 거래는 잘 안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상인은 “홍대 상권에 속해 임대료가 상당한 수준이지만, 아직 상권 형성 초기라 주변 홍대나 연남동 상권보다 유동인구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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