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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임금협상 결렬' 하이트진로 노조, 파업?…필라이트 생산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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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최종 조정 실패…노조, 쟁의 찬반투표 실시

파업 시작하면 필라이트 생산 차질…기업 이미지도 타격

뉴스1

서울 서초구 하이트진로 사옥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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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FiLite)'를 앞세워 맥주 판매량을 늘리던 하이트진로의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 노조와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생산 중단 우려가 발생했다.

앞서 사측과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쟁의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필라이트의 판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여파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재고 물량이 있기 때문에 문제 없겠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회사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한다"며 "맥주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부정적 이슈"라고 분석했다.

◇노사, 최종 조정 실패…파업 여부 결정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사측과 노조는 전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최종 조정위원회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쟁의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날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측과 노조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임금 인상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다. 현재 노조는 7.5%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동결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1분기는 희망퇴직으로 인해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 때는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노조는 회사가 흑자를 낸 만큼 이익에 대한 분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쟁사인 오비맥주도 올해 4.5%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반면 사측은 맥주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운영비용이 크기 때문에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쟁의 찬반 투표에서는 파업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투표결과가 나오면 추석 이후부터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흑자가 나고 있고 그동안 임금 인상률도 낮았다"며 "쟁의 투표 결과에 맞춰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파업까지 시간이 남아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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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이트 © News1


◇파업으로 필라이트 공급 차질 우려

일각에서는 필라이트의 판매량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미칠 여파에 대해 우려했다.

지난 4월 25일 출시한 필라이트는 올해 400만상자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추정된다. 7~8월 필라이트의 판매량만 160만상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격이 355㎖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용량의 기존 맥주보다 40% 이상 저렴한 점이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던 맥주 부문도 올해는 필라이트 덕에 흑자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은 10~15% 성장할 것"이라며 "발포주 매출액이 3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시작하고 재고 물량이 바닥나면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필라이트는 물론 하이트진로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표 결과 파업 찬성이 높으면 하이트진로에 당장 부담이 될 것"이라며 "시장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점유율에 부정적 이슈"라고 평가했다.

현재 맥주 시장은 수입 맥주의 판매량 확대와 '피츠 수퍼클리어' 등 신제품들이 경쟁하고 있다. 수입 맥주 점유율은 12%대로 추정되고 있고 롯데주류는 피츠 생산에 맞춰 공장을 증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을 시작한 후 얼마 만에 협상을 타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예상보다 길어지면 공급 부족은 물론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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