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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톡톡Talk~] “불법 다단계에 눈물 안 흘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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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로 출동하는 공정위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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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 광주지방사무소 소비자과 조사관 3명은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 학생회관을 찾았습니다. 13일엔 대전지방사무소 조사관 3명이 충북 청주시 청주대학교 도서관 1층 로비에 모였구요. 갑(甲)질, 담합 같은 불공정거래 전문인 공정위 조사관들이 대학교에, 그것도 학생회관과 도서관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최근 불경기와 취업난을 틈 타 대학생을 유인해 수백만원 어치 물품(화장품, 건강식품 등)을 강매하는 식으로 학생을 등치는 불법 다단계 조직이 대학가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 1~11월 서울시에 접수된 불법 다단계 상담 102건(피해액 9억7,000만원) 가운데 대학생 상담이 62건(피해액 5억7,000만원)에 달했을 정도죠.

공정위 조사관들이 요즘 대학교를 찾아 다니는 건 바로 이런 불법 다단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랍니다. 실제 공정위 지방사무소(서울ㆍ부산ㆍ광주ㆍ대전ㆍ대구) 조사관들은 3월과 9월 학기 초마다 관내 대학에 상담용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불법 다단계 피해사례와 신고 요령 등을 담은 리플릿(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한경종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현실적으로 불법 다단계를 완전히 근절하기가 쉽지 않아 예방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달에도 공정위 광주사무소(원광대 등 4곳), 대전사무소(청주대 등 2곳), 부산사무소(부경대 등 5곳)는 모두 홍보 활동을 펼쳤습니다. 지난 3월에는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행사 때 대구사무소가 학생 700명에게 교육을 실시했는데, 당시 임경희 대구경북소비자연맹 회장이 다단계에 대해 1시간 가량 강연도 했다고 합니다.

김선만 광주사무소 소비자과장은 “특히 대학 새내기들은 불법 다단계에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서창현 부산사무소장도 “불법 다단계에 한번 걸려들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가뜩이나 사상 초유의 실업난에 고통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이 불법 다단계로 인해 또 다른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공정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바랍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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