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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창간 35주년 특집 Ⅰ]우리의 현실 <5>교육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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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4차 산업혁명에서는 교육의 틀을 바꿔 복잡하고도 도전적인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8월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4차 산업혁명시대 현정부의 교육개혁 과제와 정책 방안 대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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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틀에 박힌 정형화된 지식 습득 활동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교육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을 선포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미래고용보고서'는 2020년에 요구되는 교육목표 1위로 '복잡한 문제를 푸는 능력'을 꼽았다. 2위에서 5위까지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 '사람관리', '협업능력'을 선정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새로운 교육혁명의 필연성을 역설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실 풍경은 달라진 게 없다.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거대한 변화의 실체를 느끼지 못한 채 여전히 현실에 안주해 있다. '입시를 위한 교육'에 머물러 있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협력, 소통, 통섭, 창의력 등을 꼽는다. 학문 간 경계를 두지 않는 융합 학습 태도는 물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인재를 키우려면 학교부터 바뀌어야 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토의하며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가는 수업 형태로 변모해야 한다.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다 문제를 파악하고 생각하는 능력까지 함양해야 미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교육 혁명은 따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교육 혁신'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는 하나의 기술로만 제품을 만들 수 없다. 기술과 기술 간 융·복합이 이뤄지고 그러한 기술이 사회와 연결될 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잡하고도 도전성 강한 문제를 창의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홍영란 한국교육개발원 고등·평생교육연구실장은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 인재의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 선도할 우수 인재는 인공지능(AI) 분야 등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융합 능력, 협업 능력, 창조 능력, 소통 능력을 함께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교육기관은 대학이다.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크게 줄고 있는 데다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까지 짊어지고 있다. 새로운 인재상을 정립하고 교육 혁신에 나서야 한다. 단순하게 취업역량 제고 차원을 넘어 미래 산업 변화에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문제해결 역량이나 창의력을 높이는 고차원적인 프로그램 제공에도 힘써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초지능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성공 조건으로 대학의 산·학 연계교육이 꼽히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혁신 기술을 적용해 해결하거나 시장 및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사업화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교육이 필요하다.

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원장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에게는 대학과 산업체가 연결된 공동연구 캠퍼스를 구축해 산학연계 교육과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대학의 첫 번째 사명은 산·학 연계 교육에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 혁신의 성공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래사회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핵심역량을 기르고 자기 주도형 전공 설계 및 학습을 위한 융·복합 교과목을 개발해야 한다. 공유 경제 체제 속에서 양질의 콘텐츠 개발 및 상생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도 힘을 합치고 인문학을 통한 문제 발견과 인성 교육을 통한 인간성 회복, 공동체 중심의 교수법과 평가 방안도 필요하다.

국가는 빠르게 변하는 지식과 정보, 기술을 언제 어디서든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한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고, 직접 도움이 되는 체험학습도 제공해야 한다.

학부모들도 변해야 한다. 자녀들이 바람직한 환경에서 자라고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도록 지원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기회도 만들어줘야 한다. 사회가 험해지고 각박해질수록 '사람은 더 사람다워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역할과 책무를 잊어서는 안된다.

윤우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의 요구를 교육기관이 수용해 반영해야 하지만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교육기관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숙제를 함께 풀어가는 미래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동력의 시작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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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서는 교육의 틀을 바꿔 복잡하고도 도전적인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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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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