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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차장칼럼]우리 정보기관의 휴민트 믿을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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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치부 양낙규 차장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인간 정보(휴민트ㆍHuman Intelligence), 영상 정보(이민트ㆍImage Intelligence), 신호 정보(시진트ㆍSignal Intelligence), 테킨트(인공위성 등 정보습득ㆍTECHINT) 등을 활용해야 한다. 이들 정보를 토대로 북한의 도발시기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북정보 습득은 쉽지않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첩보전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미국도 대북정보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떨어진다. 북한 내 인터넷ㆍ통신장비 보급률이 떨어져 해킹 등 과학기술로는 역부족이다. 미국은 군사위성도 있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터널을 지하와 산악지대에 만들어 놓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않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5월 "북한은 정보수집이 가장 어려운 나라"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보기관의 대북정보는 어느 정도일까. 2011년 12월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19일 정오 공식 발표하며 사망 시각은 17일 오전 8시30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일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순방에 나섰다. 당시 김 위원장의 신병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정일이 사망한 오전 청와대 직원들은 중대보도가 김 위원장 사망을 예고한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4차 북핵실험을 진행하기 며칠 전 핵실험 며칠 전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북한이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 '는 자료를 냈지만 국방부는 신빙성이 낮다고 깎아내리기 바빴다.

군 정보기관의 대북정보신뢰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정보기관 내 순환보직인 자리가 많아 전문성을 키우는데 한계라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보본부의 군무원 비율은 24%, 정보사는 12% 다.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는 경우도 드물다. 미 국방정보국(DIA)의 70%가량이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미국은 최근 주한미군에 휴민트 전담 524 정보대대를 창설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에는 '코리아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를 세워 휴민트를 더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휴민트에 강하다고 자부해온 우리 군이 이제는 이마저도 미국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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