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연설 주목…'불편한 사이' 유엔 총장과도 첫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다음 주 유엔총회에서 연설한다.
북핵 위기로 인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유엔 무대에 데뷔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하고, 총회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카타르 등 정상들과 회담을 한다.
세계 120여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에서의 연설은 어느 대통령한테나 역사적인 순간일 테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로서는 지난 1월 취임 후 첫 유엔총회인 데다, 유엔에 대한 돌출발언으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해왔기 때문이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는 친밀감을 전달하고 적국에는 경고를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일정에서 북핵, 이란, IS(이슬람국가)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직면한 중대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국가의 단결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미국은 대북제재를 강화해왔으며, 중국에도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해왔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핵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최악의 협상'으로 부르며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핵 협상에 참가했던 영국, 독일, 중국, 프랑스, 러시아는 협정 파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각국은 미국과의 회담에서 이란 핵 협상을 유지하자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해왔다.
백악관 "21일 한미일 뉴욕 정상회담" |
트럼프 대통령과 유엔과의 관계 자체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고 유엔 분담금을 대폭 삭감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등 유엔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은 오는 18일 유엔 행사에서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약 탈퇴에 대응해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을 설명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총회 기간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행사도 2개 열리지만,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유엔 관계자는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인의 이익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로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유엔과 같은 조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제행사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국내 정치면에서 의미를 가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지 W.부시 정부에서 NSC 부보좌관을 지낸 엘리엇 에이브럼스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회담장에 있는 외교관들보다는 미국인 관중에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유엔 연설이 실제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국내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거라는 얘기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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