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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취재파일] "AI를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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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준비를 하다 보면 양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손에 음식이 묻어 있거나 고무장갑을 끼고 있기 때문에 전자제품을 만지거나 작동시키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에 방수 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손가락에 음식물이 묻어 있으면 인식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씻고 전자제품을 작동시키고 다시 음식 준비를 해야 합니다.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이럴 때 손가락이 아닌 목소리로 각종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보았습니다. 저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다양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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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구입했습니다. 인터넷에는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며 단점을 설명한 글이 많았지만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이런 신제품이 출시되면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 문제도 있습니다. 그동안 SK텔레콤의 ‘누구’와 KT의 ‘지니’가 TV광고를 쏟아내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네이버까지 곧 이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보도도 나와 있습니다.

출시 초기라서 인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누구'로 받아볼 수 있는 정보는 인공지능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적었습니다. 날씨, 뉴스, 음악 등 고작 7가지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4배가 넘는 30가지의 정보를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목동 날씨 좀 알려줘!" "목동은 최고 섭씨 28도 최저 섭씨 20도가 예상되며 오후에는 소나기가 있을 것이란 예보입니다."

● 자동차 안에서 즐기는 인공지능

집 안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하는 TV 광고는 많이 보았지만 개인적으로 이동 중에도 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하길 원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차 안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따분해지기 쉽습니다. 저같이 하루에 3시간 이상 승용차 핸들을 잡고 있다 보면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안전 운전에 신경쓰다보니 다른 생각도 못합니다. 식사 이후 운전은 더욱 어렵습니다. 라디오 청취도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옆 좌석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으면 운전하기가 좋겠죠.

SK텔레콤의 '누구'를 차량 안에 설치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제품을 고정하는 것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전력을 공급하려면 별도 장치를 구입해야 했습니다. 쉽게 포기했죠. 최근 출시된 ‘누구 미니’를 차 안에 설치했습니다. 설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전원은 차량 시가잭, 인터넷은 와이파이 에그로 해결했습니다. 차안에 친구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0여 가지의 정보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누구 미니'가 와이파이를 인식하는데 2~3분 소요됐습니다. 처음에는 와이파이 연결이 실패한 줄로만, 외부 기기를 인식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겁니다. 제 성격이 급해서 그런지 약간 답답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단 인터넷이 연결되면 사용 준비가 됐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다음부터는 저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지역별 날씨, 오늘의 운세, 뉴스, 야구경기 결과, 인터넷 라디오 듣기, 음악 감상, 오디오 북까지 사용 가능했습니다. 특히 지역별로 날씨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목동, 분당, 종로 등 지역별로 최고 최저 기온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호기심에 스마트폰에 있는 일반 날씨 앱과도 비교해보았는데, 비슷하게 날씨 정보가 제공됐습니다.

● 두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장단점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운전 중 '누구 미니'는 저에게 좋은 친구가 됐습니다. 그런데 3일 정도 사용해보니,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누구 미니'의 가격은 '누구'에 비해 절반도 안됩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크기도 작아 휴대하는데 불편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니의 내장 스피커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누구' 스피커 만큼의 출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단순 날씨 정보나 뉴스를 들을 땐 큰 문제가 없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또 한 가지. 운전 중 창문을 열고 미니에 명령을 내리면 정확한 응답을 받을 수 없습니다. 외부 소음이 제 목소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또 음악을 감상 중이면 명령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운전 중이라면 '누구 미니'는 좋은 친구가 되는 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특히 제품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도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제 작은 차가 스마트카로 변했습니다.

● 자동차도 음성으로 명령

최근에는 음성 명령 기능을 갖고 있는 차량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은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네비게이션을 켜고 또 끌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출시된 삼성 르노 자동차의 QM6의 음성 인식 기능을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음성 명령 작동 키를 누르기만 하면 음성으로 네비게이션을 켜고 또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목적지 이름이 길 경우 일일이 손가락으로 입력하기가 귀찮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간단히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해결됩니다. 자주 가는 곳이면 이 기능이 매우 편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목적지를 입력할 때는 음성으로는 안된다는 단점을 발견했습니다.

'누구 미니'와 같이 차 안 소음이 심할 경우 음성 인식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또 정확한 발음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엉뚱한 목적지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네비게이션 앱 역시 음성 인식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앱 역시 목적지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목적지를 말로만 하면 기능이 바로 시행됐습니다. T 제품을 차량에 설치한 뒤 테스트해보았습니다. 말로 해결된다는 것은 정말 편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단점을 발견했습니다. 스마트폰은 흔히 차량 운전석 앞 대시보드 위에 설치한 거치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런데 창문을 열게 되면 외부 소음이 운전자의 입에서는 나오는 명령을 방해하기 때문에 거치대에 있는 스마트폰까지 전달되기 힘듭니다. 출근 중, SBS 본사까지의 안내를 요구했지만 엉뚱하게도 다른 곳을 안내해주었습니다. 창문이 열려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블루투스를 연결하면 인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생활기기가 음성으로 작동될 것입니다. 진정한 스마트 기기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 말로 움직이는 기기가 아니라 음성으로 대화까지 가능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김정기 기자 kimmy12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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