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민후의 기·꼭·법]부정한 목적의 도메인 보유·사용에 관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법무법인 민후의 '기업이 꼭 알아야 할 법률정보'

이데일리

[법무법인 민후 배효정 변호사]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이하 ‘인터넷주소법’) 제12조는 누구든지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의 도메인이름의 등록을 방해하거나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이름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제1항), 이를 위반하여 도메인이름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한 사람이 있으면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이 법원에 그 도메인이름의 등록말소 또는 등록이전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항)

따라서 도메인이름에 관한 분쟁에서 주요한 쟁점은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등록 또는 보유·사용이 되었는지, 또한 부정한 목적과 등록 또는 보유행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주소법에서 말하는 ‘보유’란 등록된 도메인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사용’은 등록된 도메인이름으로 인터넷에서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자기가 관리하는 컴퓨터 등 정보시스템의 식별기호로 이용하는 등 도메인이름의 등록·보유 후에 이를 실제로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주소법은 도메인이름의 등록과 구별하여 보유 또는 사용행위를 금지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양 자는 별개로 취급되어야 한다. 대법원 역시 “이와 같이 인터넷주소법은 도메인이름의 ‘등록’과는 별도로 ‘보유 또는 사용’ 행위를 금지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도메인이름의 등록에는 부정한 목적이 없었더라도 ‘보유 또는 사용’에 부정한 목적이 있다면 인터넷주소법 제12조에 의한 등록말소 또는 등록이전 청구가 가능하다고 해석되며, ‘보유 또는 사용’ 행위에 대하여 부정한 목적이 있는지는 그와 같은 행위 시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216199 판결)

대법원은 인터넷주소법 상 부정한 목적에 관하여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면서도, 반드시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을 것을 요하고 있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인터넷주소법 상 부정한 목적에는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행위뿐 아니라 도메인이름의 등록을 방해하는 행위 등과 같이 부당한 이득과 직접 관련되지 아니하는 행위도 포함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부정한 목적이 있는지는,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의 성명·상호·상표·서비스표 그 밖의 표지(이하 ‘대상표지’)에 관한 인식도 또는 창작성의 정도, 도메인이름과 대상표지의 동일·유사성의 정도, 도메인이름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한 사람이 대상표지를 알고 있었는지, 도메인이름을 판매·대여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한 전력이 있는지, 도메인이름에 의한 웹사이트의 개설 및 웹사이트의 실질적인 운영의 여부, 웹사이트상의 상품 또는 서비스업 등과 대상표지가 사용된 상품 또는 서비스업 등과의 동일·유사성 내지는 경제적 견련(용어해설 참조)관계의 유무, 대상표지에 화체되어 있는 신용과 고객흡인력으로 인하여 인터넷 사용자들이 웹사이트로 유인되고 있는지, 그 밖에 도메인이름의 등록·보유 또는 사용을 둘러싼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도메인이름의 ‘보유 또는 사용’ 목적이 도메인이름을 판매·대여하여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부정한 목적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121699 판결)

실제 해당 대법원 판례에서 문제된 사건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국내 에이전트가 된 후 원고의 제품을 소개하기 위하여 이 사건 도메인이름을 등록하여 사용해왔다.

이후 에이전트 계약이 종료되어 원고와는 경쟁업체가 되었음에도 이 사건 도메인이름을 피고의 웹사이트 주소로 계속 사용하면서 원고의 해외 거래처라고 지칭한 행위는 인터넷 사용자들은 피고가 아직도 원고의 한국 공식대리점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즉, 이러한 도메인 이름의 보유 및 사용은 인터넷주소법 제12조의 부정한 목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피고는 해당 사건에서 이 사건 이전에 이 사건 도메인이름을 판매·대여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한 적이 없었다고 항변하였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사실은 부정한 목적 유무에 대한 판단에서 영향을 줄 수 없는 요소로 판단했다.

인터넷주소법상 등록과 보유 또는 사용행위는 모두 금지의 대상이 되는 행위이지만, 그 의미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행위마다 판단해야 한다. 또 부정한 목적에 관해서는 직접적으로 정당한 권한자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교적 광범위하게 판단됨을 알 수 있다.

*견련(牽連): 사물 상호간에 연결되어 있는 의존성(依存性)을 의미하는데, 특히 이것에 법률상의 뜻을 부여하는 경우를 말한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