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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지하주차장 건설이 삼거리공원 명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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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최종 용역 보고회 개최 / 기존 녹지 파헤치고 건립 추진 / 버들타워 전망대 등 594억 투입 / “공청회 안 거친 졸속” 비판 나와

충남 천안시의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구본영 시장과 관계 공무원, 공원 명품화 사업 자문단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 최종 용역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9만2169㎡의 천안삼거리공원은 시비 594억원이 투입돼 2020년까지 각종 건축시설물과 조경시설로 새로 단장된다.

용역수행사는 보고자료를 통해 공원에 랜드마크 시설인 버들타워와 삼거리주막거리, 버드나무길, 삼남대로를 테마로 한 어울림터 등의 조성 계획을 밝혔다. 시는 이날 제출된 용역보고서를 기초로 기존 삼거리 공원을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문제는 이 사업이 천안삼거리의 정체성을 무시한 채 기존 공원 내 녹지를 파헤쳐 대형 지하주차장과 시설을 건립하는 데 치중하고 있어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용역보고서에는 공원 내에 95억원을 들여 지상 4층 2800㎡ 규모의 전망대를 짓고 98억원을 투입해 400대 수용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밖에 공원 내 하늘버들교 건립에 43억원, 삼거리 주막거리 조성에 21억원, 조형물 제작비 47억원 등이 투입된다.

6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는 천안시 재정에 작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전액 시 예산으로 추진되는 자체 사업이다. 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은 것도 문제다.

보고회를 참관했던 맹성재 천안시개발위원장은 “천안삼거리의 역사성과 정체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엉터리 용역 결과가 나왔다”며 “100억원짜리 전망대와 기존 공원조경을 헤집고 100억원짜리 지하 주차장과 새로운 조경시설이 꼭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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