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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박성진 부적격’…여당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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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민주 1명 참석, 사실상 ‘동조’

사퇴·지명철회 압력 더 커져

경향신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는 13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묵인 속에 ‘부적격’ 의견을 담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49·사진)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여당 의원들은 의결에 앞서 퇴장했지만, 여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회의에 참석해 사실상 동의의 뜻을 표시했다.

여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2005년 7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및 지명철회 압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국회 산자중기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대부분 청문위원들은 후보자의 자질과 업무능력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제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박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는 “후보자의 신상 및 도덕성과 관련해 후보자가 뉴라이트 관련 인사의 참석 적절성에 대한 충분한 판단 없이 학내 세미나에 추천하거나 초청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 신앙과 과학 간 논란 등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모두 취하는 모순을 노정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며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한 신자의 다양한 분야 진출을 주장하는 등 업무 수행에 있어 종교적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중소기업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다양한 부처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할 만한 전문성과 행정경험,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고 적시했다.

청문보고서는 산자중기위 민주당 간사인 홍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결됐다. 여야가 참석한 가운데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는 모양새를 만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여당 역시 부적격 의견임을 사실상 밝힌 것이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부적격 의견만 담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2회인데, 모두 야당만 참석한 상태에서 의결이 이뤄졌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표결 없이 처리된 것은 2003년 4월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이후 처음이다.

국회는 14일 청문보고서를 청와대에 송부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문보고서가 도착하면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면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회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한다면 따르겠느냐”는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 질의에 “네”라며 “위원님들과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정제혁·김한솔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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