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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생태계 교란어종 퇴치 예산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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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1800만원 모두 소진

지난 7월 중순부터 수매 중단

어민, 구제사업 지원확대 촉구

충청일보

지난 7월 충북 옥천군 군북면 폐기물종합처리장에서 어업인들이 냉동한 생태계 교란 어종들을 수매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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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대청호 내수면 생태계 교란어종 포획을 위한 충북 옥천군의 보상 예산이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군과 어민들에 따르면 군은 1800만원을 투입해 생태계 교란어종 배스, 블루길, 붉은귀거북을 ㎏당 3200원씩 5.6t을 수매했으나 지난 7월 중순 예산이 조기 소진돼 수매를 중단했다.

군은 2회 추가경정예산에 1800만원을 반영해 빠르면 오는 10월말부터 추가수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태계 교란어종을 잡아도 냉동고에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되레 보관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수매량은 지난해 10.6t에서 올해 11.2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매한 물고기들은 환경보호 차원에서 폐기처분하지 않고 동물사료 제조업체로 넘겨져 배합 후 동물사료로 활용된다.

배스와 블루길은 1990년대 대청호에 방류된 뒤 토종 어류를 마구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이들 외래어종은 매운탕이나 조림, 회무침 등의 요리법이 개발됐지만 보급에는 실패해 하천과 호수에서 생태계를 위협하는 골칫덩어리가 됐다. 포식성이 강해 토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기 때문이다. 급기야 1998년 생태계 위해 외래동물로 지정됐다.

배스는 초식 물고기보다 더 많은 알을 낳고, 알이 부화해 성어가 될 때까지 보호하는 습성이 있어 개체 수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옥천군 등이 해마다 토종 물고기 치어를 방류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이들 외래어종에게 먹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뱀장어, 메기, 붕어 등 토종 물고기가 사라져 어획량과 어민소득이 급감하는 추세다.
장기적으로 배스를 먹거리로 이용하는 수요를 늘리고 어민들이 꾸준히 대량 포획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예산 확대를 통한 상시 수매체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대청호에서 30여년째 물고기를 잡는 이모씨(70)는 "생태계 교란어종이 토종어류의 씨를 말려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연중 수매체계를 구축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군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모두 수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10월 배스 낚시대회 개최 시 수거활동을 펼치고 수매 확대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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