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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뉴라이트·창조과학에 도덕성까지…여당 내부에서도 “방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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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박성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슈퍼위크’ 첫 관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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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49) 인사청문회가 11일 열린다. 문재인 정부 첫 대정부 질문, 장관 및 대법관 인사청문회,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 등 국회 주요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슈퍼위크의 ‘첫 관문’이다.

하지만 창조과학회 활동과 뉴라이트 역사관, 이런저런 도덕성 논란 등으로 여당에서도 “방어가 쉽지 않다”는 기류가 많다. 청와대가 인사청문회 후 박 후보자 사퇴 가능성에 대비해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 뉴라이트 역사관, 창조과학회

‘뉴라이트 역사관’은 첫 번째 주요 검증 포인트다. 박 후보자는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시절 독재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다. 박정희 정부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는 “진정한 신분 계층 제도의 타파”라고 했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포항공대에 초청해 세미나를 열었다. 극우 성향 평론가 변희재씨를 섭외해 강연을 들은 사실도 밝혀졌다.

영남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는 “과도한 노동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를 저성장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뉴라이트 역사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황당·거짓 해명’도 나왔다. “역사를 잘 모르는 소시민” “생활보수”라고 했지만, 야당으로부터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는 비판만 받았다. “이념 성향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없다”고 했지만 곧 거짓말로 밝혀졌다. 박 후보자와 같은 학과에 재직했던 문원규 포항공대 교수는 내부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린 글에서 박 후보자가 ‘평소 확고한 역사관으로 주변 사람들을 적극 설득했다’고 증언했다.

한국창조과학회 재직 이력도 검증 대상이다. 한국창조과학회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단체다.

야당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중소벤처 정책을 결정해야 할 부처 장관직에 창조론자인 박 후보자가 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대한다.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 재임 중 현금 3000만원을 ‘셀프 포상’한 점,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장남의 위장전입 등의 도덕성 의혹도 검증 항목이다. 박 후보자가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5년 복무기간 중 8개월을 허위로 복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 “청문회 통과 쉽지 않아”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야 모두에서 나온다. 박 후보자를 적극 방어해야 할 여당 위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된 역사관은 여당 지지층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어서, 여당 위원들로서도 방어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 통과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여당 의원들도 방어 의지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극우보수의 길을 걷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도 “개혁을 주도해야 할 자리에 적폐를 가져다 앉히려고 했다” “대한민국의 뿌리를 모르는 사람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없다”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다면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강행으로 진보 지지층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자까지 밀어붙인다면 더 큰 지지층 반발·균열을 부를 수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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