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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교대 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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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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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교육대학생 총궐기대회에서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가 소속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초등 교사 임용 예정 인원이 급감한 것에 대한 중장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17.08.11. / 뉴시스
초등교사 임용선발 감소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들은 이를 두고 임용절벽으로까지 표현한다. 초등교사 임용문제는 이미 예견되었던 문제다. 과거 이명박 정부시절 교대와 사대 통폐합 문제가 거론되었을 때 이 문제를 매듭지었어야 했다. 그때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던 결과가 지금의 대란을 불러왔다. 한 마디로 폭탄돌리기를 한 결과다. 정책실패를 왜 학교와 학생들이 떠안아야 하는가라는 교대 쪽의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에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학령감소에 따라 이런 문제는 매년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교대ㆍ사대 통폐합의 필요성 충분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현재의 교대를 폐지하고 원하는 모든 사범대 내에 초등교육과를 설치하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지역에 따라 심하게 차이가 나는 선호지역과 기피지역 문제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중등의 경우를 보라. 도서가 많은 지역, 산간벽지라고 해서 기피하던가. 이들 지역에서도 수십대 일의 경쟁을 기록한다. 그럼에도 강원도나 전남 등 지역에 따라 나타나는 초등교원 부족현상은 상당한 수준이다. 근무여건이 좋은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재임용 시험을 보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 평균 합격자수의 10%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과거 교대와 사대는 산업화 과정에서 다른 직종으로 이탈하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보호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초등교사가 가장 안정적인 직업군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교대를 그대로 존치시켜온 결과가 지금의 대란을 불렀다. 사실이 그렇다. 교대에서 배출되는 인원은 그들만의 경쟁을 통해 교사로 임용된다. 임용경쟁도 평균 2:1을 넘지 않는다. 반면 중등은 매년 수십대 일의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역과 과목에 따라서는 수백대 일이 넘는 경쟁을 한다. 공무원과 일반회사 역시 수십대 일의 경쟁을 통해 입직한다. 한 마디로 교대는 지금까지 입직면에서 독점적 혜택을 누려온 셈이다.

이런 교대만의 독점적 특혜는 '교대 이기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이를 공고히 하는 것은 교대측이 주장하는 초등교육의 전문성이다. 과거 교대와 사대 간의 통폐합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통합반대의 가장 주된 이론적 기반으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다. 교대 존치를 주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초등교육의 전문성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교육에서 전문성은 초등이든 중등이든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의 전문성이 중등의 전문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초등의 고유한 전문성 때문에 사대와 통합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더하여, 사범대 내에 초등교육과가 설치되어 있는 이화여대나 교원대, 제주대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특히 제주교대의 경우는 2008년 제주대와 통합하지 않았던가.

#'교대 이기주의' 극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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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선 문학박사ㆍ교육평론가
이유는 또 있다. 교대는 과거 2년제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 이후 4년제로 다시 개편되었다. 그렇다면 초등교육의 전문성이 과거 2년제 초급대학 때의 전문성과 현재의 전문성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최근의 학문추세는 통합과 융합을 지향해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유ㆍ초등ㆍ중등이 하나의 씨퀀스로 연결된다. 이런 측면에서 교대와 사대의 통합은 오히려 초등교육의 전문성 확보에 시너지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교대 측의 의지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교대 이기주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교대와 사대를 통합하는 것이 지금의 초등교사 임용절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교대 쪽에서 주장하는 교대들 간의 연합통합, 기피지역에 대한 의무발령제 부활과 같은 교대존치를 전제로 한 편의적인 발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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