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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정의당의 데스노트’ 이번에도 통할까…박성진 후보자 11일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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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근거 없는 공세는 차단, 정책 검증에 충실” 입장

지명철회 요구한 정의당 등 야당은 송곳검증 예고

박 후보자, 청문회 전날 국회 나와 준비하는 모습 포착

종교 편향 및 뉴라이트 사관 등 청문회 쟁점 예상

뉴라이트 보수 역사관 놓고 여야 공수 뒤바뀔 가능성도

세금탈루ㆍ셀프포상ㆍ다운계약서 등 의혹도 도마 오를 듯

중앙일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방송 중계팀이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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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 열린다.

종교 편향 및 뉴라이트 사관 논란으로 주로 여권 지지층에서 사퇴론까지 등장했던 만큼 만만치 않은 인사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선과 신념보다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야당의 근거 없는 공세는 차단하고 정책 검증에 충실하겠다”는 기조로 청문회에 나선다. 바른정당,국민의당 등 소수 야당은 청와대 인사ㆍ검증 시스템까지 포함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청문회를 하루 앞둔 10일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논평을 통해 “안보위기·경제위기 등 이 절박한 시기에 사퇴가 마땅한 박 후보자 청문회에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박 후보자는 헛된 희망을 버리고 자진사퇴해야 한다.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이었던 정의당은 이미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정의당 데스노트(Death Note)’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10일 박 후보자는 청문회가 열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 미리 나와 현장을 둘러보고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 등과 대화를 나누는 등 청문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포항공대를 졸업한 박 후보자는 창업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설립된 포스텍 기술주주 대표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소상공인 정책과 행정 경험은 부족하다는 비판 대열에 벤처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봉으로 나섰다. 그는 지난달 30일 “실망을 넘어 절망을 금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무엇보다 박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념과 역사관 논란을 청문회에서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관건이다. 박 후보자는 과거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이 학회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공교육 기관에서 과학적 증거를 통해 창조론을 가르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박 후보자는 논란이 일자 “창조과학을 연구한 적은 없다.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해 진화론을 존중한다”며 진화했다.

박 후보자가 뉴라이트 보수 역사관을 옹호했다는 역사관 논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불편해하는 대목이다.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학교 연구 및 교육 모델 창출’이란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 시기로 하자는 진보 개혁 진영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ㆍ15 광복절 경축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시기로 제시한 바 있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는 비판이 일자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실 건국과 정부 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고 몸을 낮췄다.

중앙일보

종교 편향 문제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등 이념 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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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당 내에서조차 “이 정부와는 정체성이 안 맞는 것 같다”(원내지도부 한 의원), “방어는 하면서도 솔직히 적극 돕고 싶은 생각은 잘 안든다”(한 재선 의원) 등 회의론이 계속돼 왔다. 이때문에 청문회에서 건국 시점 등 뉴라이트적 인식을 놓고선 민주당은 반성을 요구하고 한국당은 뭐가 잘못인가'라고 옹호하며 여야 공수가 뒤바뀌는 기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야당이 제기해온 ▷박 후보자 부인의 세금탈루 의혹 ▷자녀 3명 중 2명의 이중국적 문제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 재임 중 3000만원 셀프 포상 의혹 ▷비상장 벤처기업 S사와 부적절한 주식거래 의혹 ▷2015년 포항시 아파트 분양권 매입 당시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허위복무 의혹 ▷논문 중복게재 의혹 등이 청문회에서 또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박 후보자가 청문회 검증대를 통과하면 중소기업청에서 44년 만에 장관급 기구인 부(部)로 승격한 조직을 이끌게 된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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