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진화하는 英 BBC '韓 방송시장은…'

음성지문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 서비스 [비즈니스워치] 양효석 기자 hsyang@bizwatch.co.kr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그는 인공지능(AI)을 갖춘 비서 자비스(JARVIS)와 함께 아이언맨 슈트를 개발한다.

개발 과정에서 그는 자비스와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를 해결해간다. 자비스는 입력된 답변을 행하는 단순 AI 수준을 넘어 스스로 학습해 다음 행동까지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의 AI다.

아이언맨의 자비스 수준은 아니지만 공영방송에서도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 프로그램이 곧 나올 전망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음성지문으로 TV를 검색·제어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음성지문이란 사람마다 음색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 음성만으로 개인화를 시켜 맞춤 검색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10일 BBC 홈페이지에 따르면 BBC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음성지문(Voiceprint)을 통해 TV 서비스를 제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를 'BBC iplayer'라고 명칭했다.

예를들어 가정 구성원 중 엄마가 "재밌는 드라마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TV는 음성지문을 통해 명령을 내린 사람이 엄마임을 인지한다. 이후 평소 엄마의 시청패턴에 따라 B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재미있어할 만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고르게 한다.

또 아빠가 "지금 다른 나라에선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줘"라고 말하면 TV는 BBC 뉴스채널을 켜고 글로벌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이러스 사이한(Cyrus Saihan) BBC방송 디지털 파트너십 총책임자는 "BBC는 미디어 환경에서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면서 "음성인식 기술은 시청자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개발을 통해 미래의 TV가 시청자의 고유한 목소리를 인식함으로써 직관적이고 개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BBC는 과거에도 BBC 3 채널에서 TV 방송 방영을 없애고 대신 온라인(인터넷)으로만 방영하는 파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BBC는 1, 2, 3, 4를 비롯해 CBBC 채널, CBeebies 채널, BBC HD, BBC ALBA 채널 등을 운영하고 있다. BBC 1은 뉴스·시사·드라마·엔터테인먼트 장르 등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BBC 2는 지식 구축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특화하고 있고, BBC 4는 문화 프로그램을 중점 편성하고 있다.

TV 방영이 사라지고 온라인으로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BBC 3은 16∼30세 젊은 연령대 시청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서비스 중이다.

BBC 3 채널이 처음 생겼던 2003년에는 유투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를 비롯해 와이파이(WiFi), 초고속인터넷, 테블릿PC 등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젊은 시청자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50% 이상은 TV 시청형태가 아니다. 즉 젊은 미디어 소비층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수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시대변화에 맞게 방송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통신사들이 IPTV에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중이지만 방송사의 생존실험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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