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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文정부 4개월만에 '호남홀대론' 난타전…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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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집중포화…安 "해도해도 너무한다"

민주당 "정치공세"…지도부 15일 광주 총출동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오후 광주 송정역 앞에서 SOC예산 삭감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의 레버리지인 SOC예산을 '기계적으로 삭감'했다"고 말했다. © News1 남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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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4개월도 채 안된 상황에서 '호남홀대론'이 지역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정부의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두고 국민의당이 '호남예산 홀대론'을 제기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략적 발상' 이라며 강하게 반박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 당이 '호남홀대'를 고리로 사실상 호남쟁탈전에 돌입하며 지역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정부의 2018년 예산이 지난달 말 발표된 직후부터 지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를 향해 연일 집중포화다.

정부가 SOC 사업예산을 일괄적으로 삭감, 역대 정권의 차별로 낙후됐던 광주·전남이 더욱 소외됐다며 '호남찬밥' '토사구팽' 등의 용어까지 사용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영남 지자체는 건의도 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SOC 예산 3053억원을 챙겨줬다'며 호남민심을 자극 중이다.

지난 6일부터 광주·전남을 방문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작심한 듯 가는 곳마다 호남 예산 차별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광주송정역에서 '호남 SOC 예산 삭감' 현장 브리핑까지 갖고 "대선이 끝나고 넉달만에 호남고속철은 다시 서러운 시간을 맞고 있다"고 성토했다.

전남도가 신청한 호남고속철 2단계 관련 3000억원의 예산 중 154억만 반영된 것을 언급하며 "아예 (건설을)하지 말라는 소리랑 뭐가 다르냐.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정부와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안 대표가 호남예산 홀대론을 들고 나오자 더불어민주당도 '침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중앙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주장하는 '호남 홀대론'을 두고 "얄팍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광주·전남지역 유일한 현역인 이개호 의원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년도 정부 SOC예산이 22.9%나 줄었으나 호남지역 SOC 예산의 경우 전체 삭감 폭보다 낮은 16%가 삭감됐다"며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와 호남 지역민을 이간질하는 행태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묘역을 둘러보고 나오던 중 광주시민들의 환호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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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권에서는 양 당의 '호남 홀대론' 공방이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이 문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이명박·박근혜정권과 호남소외에서는 다를 게 없다'는 논리로 호남 여론을 자극, 고공행진 중인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꺾어야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당내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호남 28석 중 23석, 특히 광주는 8석을 모두 석권하는 등 '녹색깃발'을 꽂았지만 대선 이후 호남지지율이 한자릿수까지 곤두박질치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호남홀대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던 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반격에 나선 것도 국민의당의 예산차별 주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남의 추석 밥상머리에 '예산홀대' 논란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이 현재 호남지지율을 굳히기 위해 공세적인 여론전을 펼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오는 15일 추미애 대표와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광주·전남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호남 예산홀대' 주장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서며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라며 "지역민들이 추석 전까지 어느 당의 주장에 공감할지가 여론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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