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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시승기] QM6 GDe, 가솔린 SUV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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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QM6 GDe를 내놓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그간 가솔린 SUV는 SUV 시장에서 변방으로 통했던 탓에 르노삼성차의 행보에 대해 적잖은 의심이 들었지만, 직접 경험해 본 QM6 GDe의 상품성은 녹록치 않았다. 시장에서 호평 받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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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모델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디자인을 가다듬은 것은 아니다. 다만 RE 트림 이상에 아메시스트 블랙이라는 신규 외장색을 넣었다. 어느덧 르노삼성차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잡은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은 여지없이 존재감을 내뿜는다. 전작 QM5에 비해 차체 크기를 키웠기 때문에 중량감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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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를 규정하는 수치 요소 중 하나는 최저지상고(땅 바닥에서 차체 바닥 까지의 거리)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이 지상고가 높기 때문에 차에 올라타고 내릴 때 키가 작은, 특히 유아나 어린이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차 높이를 낮출 수는 없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QM6는 경쟁차 중 문이 열리는 각도를 가장 크게 해 불편함을 조금 덜었다. 앞좌석 70도, 뒷좌석은 77도까지 열린다. 현대차 싼타페가 앞뒤 각각 66도인 것과 비교해 탑승 입구가 10도나 넓은 셈이다. 작은 차인 것 같아도 실제 느끼는 편안함은 수치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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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문을 통해 자리에 오르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와 동급 최고의 뒷자리 레그룸을 만날 수 있다. 시트는 아주 편안하게 탑승자의 몸을 감싼다. SUV는 높은 차체 탓에 필연적으로 승차감이 저해되는 측면이 있어 시트 착좌감이 매우 중요하다. QM6의 시트는 그런 우려가 크게 들지 않는다. 뒷자리 공간은 꽤나 넉넉하다. 무릎공간이 289㎜나 돼기 때문이다. 개인 최적화 SUV인 동시에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만큼 거주 공간의 쾌적성을 최대로 확보한 덕분이다.

이번 QM6 GDe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엔진을 비롯한 동력계 전반이다. SM6에 들어가 상품성을 검증받은 2.0리터 GDe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엔진에서 큰 소리가 나는 부분 중 하나인 타이밍 체인을 사일런스 타입으로 바꿔 체인이 돌아갈 때 나는 소음을 최대한 줄였다. 또 듀얼 가변 밸브 타이밍 콘트롤(VTC)를 채용해 낮은 속도에서의 토크 증대에 힘썼다. 다시 말해 디젤처럼 저속 순발력을 높였다는 이야기다. 최고출력은 144마력, 최대토크는 20.4㎏,m로, SUV 치고는 부족할 법하다. 그러나 우리가 매번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잘 포장된 도심 도로를 이용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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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연비는 리터당 11.7㎞(17인치, 18인치 타이어 기준)다. 동급 경쟁차의 디젤엔진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낮지 않다. 변속기는 일본 자트코가 만든 무단변속기 엑스트로닉 CVT를 맞물렸다. 기어 단수가 없는 변속기임에도 특이하게 속도가 오르는 동시에 단수가 변하는 변속 충격을 준다. 7단 수동 모드를 지원한다. 이미 닛산 알티마, 로그, 캐시카이 등에 적용돼 실력을 인정 받았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어보니 확실히 조용하다. 가솔린 엔진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는 것. 다만 아쉬운 부분은 힘을 응축하면서 달리는 느낌은 없었다. 엔진 자체가 작거니와 무단변속기의 한계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충분한 엔진 성능과 변속 감각을 갖췄다고 해도 유전자적 한계를 뛰어넘을 순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달리기 어렵다거나 성능이 최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번에 크게 힘을 내느냐,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 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전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후자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편안한 운전을 원하는 사람은 이 차만한 차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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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는 높은 차체 탓에 코너링에서 원심력이 더 걸린다. 또 세단에 비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여지가 있다. QM6 GDe는 SUV 치고는 코너링 시 차체 지지력이 인상적이었다. 맥퍼슨 스트럿(전륜), 멀티 링크(후륜) 서스펜션이 차체를 안정적으로 떠받치기 때문이다. 앞뒤 균형감도 녹록치 않다.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리는 맛이 있다. 갑작스럽게 차선을 바꾸더라도 차체가 크게 휘청이거나 뒤뚱거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확실히 조용하다. 가솔린 엔진의 큰 장점이다.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하기에 잘 모르지만 동승자는 디젤 SUV의 소음이 귀에 거슬린다는 얘기가 많다. 그런 단점이 가솔린 엔진에서는 제기되지 않는다. 그런데 QM6 GDe는 여기에 더 조용하라고 흡차음재를 듬뿍 사용했다. 가격 상승이 유발되는 부분이지만 상품성을 위해 과감히 선택했고, 결과는 높은 정숙성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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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도 높다. 보통 디젤 차종은 가솔린에 비해 가격이 높기 마련인데, 이는 디젤 엔진의 기술적 복잡성 때문에 엔진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이 가격 차이를 그대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격 차이를 줄이려 한다. 디젤과 가솔린의 가격차가 줄면 마진은 그만큼 늘어서다. QM6는 디젤과 가솔린의 가격 차이가 290만원으로, 경쟁 차종이 대부분 1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해 꽤 경제적이다.

운영비용에 있어서도 동급 디젤보다 경쟁력이 낮지 않다. QM6 GDe RE의 구입비용과 3년간의 자동차세, 취등록세 등을 모두 포함한 3년간의 운영비용은 3717만원 수준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한 현대차 싼타페 디젤 2.0 밸류 플러스는 3890만원, 기아차 쏘렌토 디젤 2.0 노블레스는 3910만원이다.

트림 구성은 세가지다. 가격은 SE 2480만원, LE 2640만원, RE 2850만원이다.

IT조선 박진우 기자 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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