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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삼성의 '포스트 스마트폰'은 빅스비...전략 수립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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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피커 만들고 생태계 확장

【뉴욕(미국)=이설영 기자】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의 '포스트 스마트폰'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단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를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생태계 확장과 AI스피커 등 신규 단말기 출시도 늘릴 계획이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대비해 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최신 기술 적용한 단말기 다양화에도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둔화세가 확연히 드러난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 1위 기업의 변신 노력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초미의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 빅스비를 고도화하고,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전문기업 하만과 협력을 강화해 이른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선사업부 내부에서 2020년 포스트 스마트폰 비전을 만들고 이를 실행하는 단계에 본격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2020년 위한 비전 만들었다"...스마트폰 다음 먹거리는?
<전세계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 추이>
(대)
연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상반기
판매량 6억8010만 9억6786만 12억4473만 14억5493만 14억9844만 7억4621만
(가트너)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8 공개행사 이후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휴대폰만 가지고 지금과 같은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는 시간이 언제까지일까 늘 스스로에게 묻는다"며 "지난 5월 무선사업부 전 임원이 모여 2020년을 위한 비전을 만들었고, 그 비전을 향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 둔화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15년까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 2013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약 40% 증가했지만 점차 감소해 지난해에는 3% 성장하는데 그쳤다. 결국 시장 포화에 달한 스마트폰으로는 더이상 삼성전자가 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에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앞장서서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빅스비 2.0 공개로 생태계 지원책 낼 것...AI 스피커도 출시
삼성전자는 AI 서비스 빅스비를 고도화하고, 생태계 확장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포스트 스마트폰의 첫 대상이 AI로 낙점된 것이다.

고동진 사장은 "빅스비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 개발자들이 빅스비를 활용한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개발자회의를 통해 '빅스비2.0'을 발표하고 외부 개발자들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기술은 다양한 개발자들이 여러 종류의 서비스를 개발해주는 생태계가 넓어야 발전하고 시장 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에 거액을 쏟아붓는 이유도 AI주도권 확보를 위한 것이다.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10월을 기점으로 AI 생태계 확장 전쟁에 가세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또 지난해 인수한 하만과 협력을 강화해 AI와 5G에 대응하는 새로운 단말기를 고민 중이다. 하만은 세계 1위의 차량용 엔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문업체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시너지를 내는 첫 결과물은 스마트 스피커가 될 전망이다.

고 사장은 "하만의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인 디네쉬 팔리월과 지금껏 4번을 만났는데 얘기가 아주 잘 통한다"면서 "하만과 협력해 스마트 스피커를 무조건 내놓을 계획이지만, 올해는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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