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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국민은행 노조선거 개입 의혹 산 KB금융 임원 2명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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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노조 선거에 개입한 임원 두 명에게 책임을 물어 퇴진시켰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올해 11월 연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이 노조와의 마찰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서둘러 노조 측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IT조선

23일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 관련 부당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윤 회장의 사과와 함께 선거 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던 임원 두명도 사임을 표했다. 21일 윤 회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선거 개입 임원의 사퇴를 촉구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윤 행장은 이메일로 "제5대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의 파행은 조직을 책임지는 수장인 은행장으로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부덕의 소치이다"며 "이와 관련해 안타까움과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임직원이 입었을 마음의 상처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향후 이와 같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관리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며 "조직발전 기본은 직원이 존중받는 것이고, 은행은 노조와 함께 직원이 존중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보다 더 관심을 갖고 배전의 노력을 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박홍배 노조위원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사측이 부당하게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사측 임원의 음성 파일을 공개하고, 선거에 사측이 개입한 근거로 제시했다.

노조 측 요구에 따라 KB금융의 HR 책임자인 이모 부행장(KB데이터시스템 대표)과 김모 전 본부장(부산지역영업그룹 대표)은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본인의 연임을 위해 노조 측의 주장을 과도하게 수용한 것이라 비판하고 있다.

실제 윤 회장은 핵심 임원 2명의 해임 외에도 최근 노조의 다양한 요구를 잇달아 수용하고 있다. 초과근무시간 제한 폐지와 한도 제한 없는 금전 보상, 임금피크제 적용 하위등급 직원 임금 삭감 폐지,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PC 전원 강제 PC 오프(off) 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이 11월로 예정된 연임을 위해 노조와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노조와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너무 많은 것을 내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IT조선 김남규 기자 nice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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