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소라페닙' 효과 높이는 병행요법 개발

"IT·BT 융합연구로 새 치료법 개발 가능성 제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간암·신장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 '소라페닙'(Sorafenib)의 효능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조광현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과 윤정환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간암 세포 내 특정 효소의 활성을 막는 약물을 함께 투여하면 소라페닙의 효능을 높일 수 있음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간암은 세계 암 사망원인 중 2위다.

소라페닙 요법은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간암 환자에게 널리 쓰인다.

연구진은 이 항암제의 효능을 높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약물의 자세한 작용 기전을 연구했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간암 세포에 소라페닙을 투여할 때 생기는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간암 세포에서 소라페닙에 대항해 세포를 방어하는 단백질인 '이황화 이성질화 효소'(protein disulfide isomerase·PDI)을 발견했다. 이는 이 효소의 활성화를 막으면 항암제의 효능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PDI의 활성을 저해하면 소라페닙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간암이 발생한 쥐에 이 효소의 기능을 막는 차단제와 소라페닙을 동시에 투여해 두 약물의 시너지(상호상승효과)를 관찰했다. 25일이 지났을 때 차단제와 항암제를 동시 투여한 쥐의 종양 부피는 항암제만 투여한 쥐의 3분의 2 정도로 줄어 있었다.

조광현 교수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이 융합된 시스템생물학적 연구"라고 이번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또 소라페닙 내성이 있는 환자의 간암 조직에는 유독 PDI의 양이 많다는 점을 들며 "치료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 치료법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에 실렸다.

조광현 카이스트 교수(왼쪽)와 윤정환 서울대병원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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