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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찾아가고 싶은 숨은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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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조용한 편입니다. 골목 안쪽이나 좀 멀리 변두리에 위치한 곳들,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하지 않을 저만의 추천식당 리스트를 골라 보았습니다.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장어 참 잘 키웠다 파주 ‘심일구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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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과 접해 있어 예로부터 ‘민물고기 매운탕’하면 파주였다는데, 최근엔 ‘민물장어’ 간판을 내건 곳들이 많이 보인다. ‘민물장어’ 붐을 타고 운정 신도시 동패동 카페 거리에 개업한 ‘심일구장어’는 지인들에게만 몰래 알려주고 싶은 숨은 집이다. 일단, 조금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집의 장어는 필리핀산이다. 필리핀 최고 청정지역인 민도르 섬의 지하 150m에서 솟아오른 깨끗한 지하수로 길러진 민물 장어다. ‘심일구’는 이 장어를 정성껏 기르고 있는 사람의 이름인데, 이 분의 이름을 상호로 내 건 것은 원재료인 장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다. 최상급 재료임은 매장 내에 위치한 수족관에서 손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판은 소금구이로 즐긴다. 두번째 판은 양념구이로! 2가지 소스가 제공된다. 필리핀 장어를 사용하는 ‘심일구장어’만의 장점을 꼽자면 첫 번째로는 가격이 좋다. 1인분 200g에 1만7000원인데, 무게를 잴 때 머리와 뼈를 제외한 순살코기 무게를 정확히 계량해 판매하기 때문에 양이 상당하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1인분 또는 1kg 단위로 판매하지요. 심일구장어는 실중량을 정확히 표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표는 고객들이 실중량을 저울에 달아볼 수 있게 해 신뢰감을 높였다고 강조한다. 두 번째 포인트는 맛, 전라도 진도 출신의 주방장이 다양한 메뉴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장어는 물론, 다른 메뉴들도 손님들에게 반응이 좋다. 장어탕, 장어 덮밥, 잔치국수, 해물파전, 된장국, 계란찜 등등. 물론 장어맛도 엄지 척! 합격점을 받았다. 장어 좀 먹으러 다닌다는 입 맛 까다로운 손님들이 다시 오고 또 올 때 맛으로 인정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한다. 세 번째는 서비스. 심일구 장어의 대표는 과거 오랫동안 언론계에 종사했다. 30년 간의 전문 기자 경험으로 축적된 대고객 서비스를 이곳에 모두 쏟아 붓고 있다. 아이들을 동반한 손님에게 아이들 식사 주문 시 김가루와 참기름을 묻힌 주먹밥도 제공하고, 오픈 기념으로 장어탕도 반값에 제공한다. 소금구이 200g 기준 1만7000원(살코기 기준, 실제 중량대로 계산함), 장어덮밥 1만5000원, 장어탕 7000원, 잔치국수 4000원 등.

위치 경기도 파주시 동패로 63번길 3 시간 11:00~22:00

▶돈가스의 명가 종각 ‘세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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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일대에는 워낙 붐비는 식당이 많지만 세이순은 특히 가성비가 좋아 직장인들이 매일 줄을 선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광화문 본점보단 종각역 부근 두산위브파빌리온 건물의 지하에 위치한 세이순 2호점을 찾는 것이 나만의 전략이다. 세간엔 질 좋은 연어로 만드는 연어덮밥(사케돈부리, 9000원) 맛집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은 돈가스와 덮밥이 최고다. 직장인들의 성지라 불리는 이유는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인데 돈가스와 왕새우를 한번에 먹을 수 있는 메뉴인 가쯔&에비동(6500원)을 추천한다. 수제함박스테이크도 8000원이니 고맙고 말고다. 물론 반찬 셀프서비스와 비좁은 공간, 기다림을 감수해야 한다. 수제 에비마요소스와 바삭한 새우튀김의 달콤한 조화가 일품인 새우마요튀김(6500원)도 꼭 주문하는 사이드 메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봉로 81 두산위브파빌리온 B1 18호

시간 평일 11:30~15:00 / 17:30~21:00, 토, 일, 공휴일 휴무

▶변두리 식당? 알고 보니 호텔신라네 공항동 ‘라이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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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하나 있는데, 이번 달엔 공항동 ‘라이차이’였다. ‘라이차이’는 오너셰프 김정래의 이름을 따 지은 ‘래의 요리’란 뜻의 상호다. 호텔신라의 중식당 팔선에서 12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라이차이’에서 선보인다. 우린 하루 전 예약해야 되는 메뉴 중 특색냉채(2만8000원)와 오향장육(2만8000원)을 주문해 두었다. 주문 즉시 요리를 시작하므로 안심탕수육(2만3000원), 일품가지(2만8000원)까지 시키고 나니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토막 친 가지를 두 겹으로 가르고 그 사이에 다진 새우살을 채워 튀기고 어향소스에 굴려 만든 ‘일품가지’가 개인적으론 제일 좋았다. 배는 불렀지만 마지막 검증용으로 짬뽕(8000원)을 추가했는데 닭 육수로 낸 국물이 무척 깔끔했다. 호텔 수준의 음식을 동네 중식당 가격에 접할 수 있는 ‘라이차이’, 굳이 찾아가야 할 집이다.

위치 서울시 강서구 송정로 43 시간 10:30~21:30 설·추석만 2~3일 휴무

▶힙한 골목길 아지트 한남동 ‘아방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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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안쪽 골목길에 위치한 ‘아방뮤제’에 지인들을 초대하면 유니크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대부분 ‘어, 이런 곳에 이런 데가 있었어?’ 하는 반응이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 잘 모르는 골목에서 마주친 대비가 이끌어 내는 감탄이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면 한 번 더 놀란다. 스테이크, 파스타, 브런치 메뉴들이 있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다양한 유러피안 메뉴를 추구하는데, 수준이 상당하다. 알고 보니 가로수길에서 이름 날리던 페이퍼가든 출신의 셰프가 이곳에 있었다. 계절별 식재료를 사용하며 돌아가는 시즈널 메뉴가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수퍼푸드 식재료들을 다양하게 사용하니 특히 여성들에게 환영 받고 있다. 느긋한 브런치, 크래프트 비어나 와인을 힙한 분위기에서 즐기고 싶다면 찾아야 할 곳이다. 브런치 1만6500원, 파스타 2만원부터.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13 시간 월~금 11:30~15:00 / 17:00~22:00, 주말은 브레이크 타임 없음. 명절 당일 휴무

[글과 사진 조은영(여행작가, MOVE 편집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3호 (17.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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