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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미군 핵심 수뇌부 "북한 도발 억제할 모든 자산 한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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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 이행에 핵심 역할을 하는 3명의 미군 지휘관이 22일 한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모든 자산(무기)를 한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은 이날 오산 미군 기지에서 한국및 해외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재확인했다.

하이튼 사령관은 "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함께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미국이 이 지역을 방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은 언제든지 방어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사드 개발를 총괄하는 그리브스 청장은 "맞닥뜨린 위협에 대비해 충분히 준비해왔고 강력한 방어무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3명은 한미 양국 군이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참관차 한국을 방문 중이다. 기자회견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참석했다.

유사시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결정권을 가진 이들 3명의 미군 수뇌부가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극히 이례적이지만, 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더욱 이례적이다. 이들은 유사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발사대 2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억제 의지를 과시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현재 한반도에서 북한 김정은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외교적 해결 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외교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는 군사력으로 외교력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을 비롯한 미군 수뇌부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헬기에 올라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를 방문했다. 이들의 사드 기지 방문은 발사대 4기의 기지 추가 반입을 포함한 사드의 완전 배치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문 대통령을 접견한 미 상하원 의원 대표단 역시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 선제타격은 북핵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 두 번째 한국 전쟁이 일어난다면 수백, 수천만 명의 생명을 사라진다. 또 다른 전쟁을 막기 위해선 무엇이라도 해야한다"며 "대화가 북한 비핵화의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대표단 단장 역할을 맡고 있고 미국 내 대표적인 대화파 의원으로 꼽히는 에드워드 마키 미 상원의원은 "북한과의 대화 모색은 양보가 아니다. 우리는 전쟁에 대비가 돼 있지만 전쟁할 준비는 하고 있지 않다"며 "대북 선제 타격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경제적 압박 측면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에 대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경제 보복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앞서 해리스 사령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가 주된 동력(main battery)이고, 국방 분야가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외교·국방 분야 두 날개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취지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이에 "지금은 매우 도전적인 시기(challenging time)로, 미국 대사관 및 워싱턴과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토론했고, 매티스 국방장관도 곧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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