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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회창, 문재인 대통령 '직접 민주주의' 발언에 "굉장히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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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총재(82)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강조한 것에 대해 “집단 의사의 긍정적인 면을 말하는 것이면 모르지만, 아니라면 굉장히 우려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회창 회고록> 기자간담회에서 “촛불 등 광장에서의 집단 의사표출은 필요한 때가 있고 긍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상시적이거나 항시적인 게 아니라 예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다만 “대통령이 (계속) 촛불과 같이 가겠다는 것이라면 국민을 굉장히 불안하게 하는 것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발언”이라며 “기대하기로는 문 대통령이 부정적인 측면에서 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범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에 대해선 “처음 하는 일이니 아무래도 서툴게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평가를 하기엔 이르고 조금 기다려주는 게 좋지 않을까한다”고 했다.

이 전 총재는 그러면서도 “걱정스런 대목은 너무 홍보에 치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취임 100일 됐는데 벌써 국정 보고회 한다거나 하는 것에 조금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국가정책 같은 것은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말 바꾸고 하는 것은 큰 문제 있다”며 “예컨대 국가 원전 문제 같은 것을 말을 바꾸면 국민이 굉장히 불안해 할 수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위기에 처한 보수 진영에 대해선 “왜 보수에 국민이 실망하고 눈에 차지 않는다고 하는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말 신뢰할 수 있고 포퓰리즘에 좌우되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로 간다는 느낌을 국민에 주는 것이 첫번째”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되는 정계개편과 관련해선 “결국 큰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보수는 보수대로 합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올 것이고 저는 그렇게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보수통합론’을 제시했다.

다만 이 전 총재는 “의원수만 의식하고 땜질해서 합치고 할 생각을 해선 안된다”며 “국민에 신뢰를 잃은 부분을 과감히 털어내고, 어느 쪽으로 합치든 상대에 대한 배려 잃지 않야아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앞선 DJP연합을 언급하면서 “지방선거가 닥치면 (정계개편설이) 또 요란스럽게 나올 것”이라며 “당장 표가 된다고 해서 어느 쪽을 끌어다 붙이는 것이 소위 정치공학적으로는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절대로 거기에 함몰되거나 속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고록을 출간한 데 대해선 “쓰지 않으려고 했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붙들고 시작했다”며 “완성본을 기다리는 동안 불안하고 후회스런 마음까지 들었지만 진심으로 내 신념을 얘기하고 그대로 쓴 것인만큼 평가는 내 손을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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