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행정 재판 중 후보자로 지명…31년 5개월 마지막 재판
"현장에서 지명된 이례적 상황이지만 오히려 강점이라 생각"
대법원장 후보자의 왼손엔 '재판 서류와 골무' |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민사·행정·가사 재판 중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춘천지방법원장은 21일 "법원이 처한 현실이나 상황이 대내·외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국민과 법원 구성원의 수준에 맞는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환하게 웃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
김 후보자는 "일선 재판 현장에서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례적인 상황이라 걱정이 앞선다"며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더 큰 장점이라 생각하고 청문회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춘천지법 202호 법정에서 진행된 민사·행정·가사 재판 중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됐다.
대법관 후보자 지명을 사전에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재판 직전에 대략적인 소식은 들었고, 재판 진행 중에 지명된 것으로 안다"며 "가족에게도 연락을 못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재판이 법관 생활 31년 5개월 중 마지막 재판이 됐다"며 "재판연구관 생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정에서 지냈는데 춘천지법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착석하는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 |
그는 "춘천지법 재판·행정 업무뿐만 아니라 이날 시작된 을지훈련도 마무리해야 해 여유가 없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법원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겠다"며 "국민과 법원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임 중에도 평소 소탈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다.
재판에서는 소송 당사자가 자신의 주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경청해주면서 합리적인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자의 고교 친구들은 학창 시절 김 후보자를 묵묵히 학업에 정진하는 '공부벌레'라고 기억할 정도로 노력파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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